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국지적인 분양 물량 증가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청약 경쟁률과 당첨 최저 가점이 하락했다. 다만 서울의 평균 청약 경쟁률과 최저 당첨 가점은 반기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연합뉴스는 직방에 의뢰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8.5대 1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전국 평균 청약률(27.3대 1)보다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경기(32.7대 1→27.4대 1), 부산(84.2대 1→27.2대 1), 대구(17.3대 1→6.4대 1), 광주(24.9대 1→18.0대 1), 대전(29.9대 1→25.9대 1), 울산(31.9대 1→10.0대 1), 강원(4.6대 1→2.1대 1), 충남(16.8대 1→12.8대 1), 전남(14.9대 1→1.2대 1), 경북(15.0대 1→4.6대 1) 등 10곳에서 경쟁률이 떨어졌다.

또 전국의 청약 당첨 최저 가점 평균은 이 기간 47.1점에서 44.8점으로 내려갔다. 부산(52.4→40.0), 대구(41.9→29.5), 울산(46.6→40.8), 세종(59.6→59.3), 강원(44.5→38.7), 충북(51.0→38.2), 전남(44.0→22.3), 경북(42.2→36.2) 등 8곳에서 당첨 최저 가점이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순 정부가 지방으로 퍼지는 부동산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지방 중소도시를 포함한 전국 37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1순위 청약 자격 요건과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에서 국지적으로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점도 이런 흐름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역대 최다 분양이 예정된 대구(2만6958가구·부동산114 기준)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평균 청약 경쟁률과 최저 가점이 동시에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21개월 연속 감소하던 미분양 주택 물량은 지난 4월 말 기준 전달 대비 수도권은 4.5%, 지방은 3.3% 증가하며 반등했다.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같은 기간 153가구에서 897가구로 5배 넘게 뛰었다.

부동산전문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순위 청약에서 미달한 단지는 36곳, 1·2순위에서 모두 미달한 단지는 25곳에 달한다. 반면 올해 상반기 서울과 인천 등의 청약 경쟁률과 최저 가점은 고공 행진하며 지역별 양극화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작년 하반기 97.1대 1에서 올해 상반기 124.7대 1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저 평균 가점도 60.6점에서 60.9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최근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는 인천 또한 평균 경쟁률이 같은 기간 8.6대 1에서 17.8대 1로 두 배 넘게 올랐다. 당첨 최저 가점은 평균 40.5점에서 47.8점으로 상승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이 예정된 만큼 그간 과열됐던 청약 열기가 안정되고 지역과 입지를 중심으로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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