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축구 도전기 SBS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 어설프지만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JTBC '뭉쳐야 찬다' 이후 또 한번 축구예능 신드롬을 일으키고자 한다. 다만 시청자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편집 문제는 해결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골때녀'는 시청률 6.2%, 5.0%를 기록하며 2주 연속 동시간대 예능 1위를 차지했다.(수도권 2부, 닐슨코리아 기준)

첫 회에서는 지난 설 특집 파일럿 방송에서 우승을 차지한 FC불나방과 외국인 출연자들로 구성된 FC 월드 클라쓰의 개막전이 흥미진진한 경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지난 23일 2회에서는 모델들로 구성된 FC구척장신이 지난 대회 0-4 대패를 안겨줬던 FC국대패밀리를 상대로 감격의 첫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불나방 박선영, 월드클라쓰 사오리, 국대패밀리 남현희 등 각 팀마다 눈에 띄는 실력자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축구팬들이 보기엔 한없이 어설프다. 그럼에도 '골때녀'가 인기를 얻는 요인은 이들이 보여주는 열정에 있다.

처음 축구에 도전한 이들이 발톱이 빠지고 다리에 멍이 들면서까지 실력 증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피치 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경합하며 긴장감도 높이고 있다. 시청자들도 "여자축구가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공이 어디로 튈지 몰라서 더 긴장감 넘친다"는 등 실력과 무관하게 전해지는 재미와 감동에 호응을 보내고 있다.

동시에 아쉽다고 지적하는 부분도 명확하다. 반복 편집이다. '골때녀' 경기는 전·후반 각 10분씩 진행된다. 때문에 경기를 편집없이 보여주면 방송 분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 주요 장면을 다각도에서 보여주는 리플레이와 상황에 대한 리액션을 담아내는건 단조로움을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요소다. 

그럼에도 '골때녀'는 지나친 감이 있다. 한 번의 슈팅 장면에 많게는 7-8번씩 반복되니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때문에 일부 시청자는 본 방송이 아닌 추후 올라오는 영상을 넘겨가며 보는게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시청자의 모든 요구를 맞춰주긴 어렵겠으나 다수가 지속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라면 제작진도 편집 방식 수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부족한 분량은 각 팀별로 진행했던 연습 과정이나 감독들과 했던 전술훈련 같은 부분으로 채워도 좋지 않을까 싶다.

스포츠 예능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치열한 승부에서 오는 긴장감과 선수들의 노력이 전하는 감동이 장점인 반면 반복될 수밖에 없는 포멧은 늘 단점으로 지적된다. 대회 형식으로 치러지는 '골때녀'가 시즌 2, 3 계속해서 롱런하길 바라는 팬들이 벌써부터 늘어나고 있다. 이른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시즌제 예능으로 자리를 굳히기 위한 방향을 고민해봐도 좋을 것 같다.

한편 '골때녀'는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사진=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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