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가해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무기한 출전정지, 국가대표 영구박탈 징계를 받은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해명이 또다시 화를 불어왔다. 해명 같지 않은 해명에 대다수의 여론은 돌아섰고 두 사람은 위기를 자초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지난달 30일 박춘원 구단주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선수 등록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두 선수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 피해자들과의 원만한 화해를 기대했으나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했다”였다. 지난해 4월 두 선수는 흥국생명과 자유계약(FA)을 맺었지만 한 시즌을 채 치르지 못하고 갈라서게 됐다.

당시 흥국생명은 두 선수를 데려와 최강팀을 구축하려고 했다. 여기에 ‘배구 여제’ 김연경까지 합류해 흥국생명은 우승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정규리그 진행 중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폭 의혹이 터지면서 흥국생명은 흔들렸고 정규리그 우승도 놓쳤다.

하지만 구단은 끝까지 두 선수를 놓지 못했다. 이재영의 등록과 출전을 추진했고 이다영에게는 연봉 상당액 보전하며 해외리그에서 뛸 수 있도록 도왔다. 해외 구단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김여일 단장은 지난달 22일 두 선수의 등록이 불가피하다고 이사회에서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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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도, 구단도 4개월이 넘도록 제대로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왔다. 여론이 좋을리 없었다. 팬들의 시위는 물론 흥국생명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보였다. 결국 구단이 먼저 선수 등록 포기를 하며 물러섰지만 배구계 스타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잘못을 반성한다는 말은 없었다.

그리고 구단이 선수 등록 포기를 선언한 날 이재영, 이다영이 SBS,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다영은 “한 번의 사과로 씻겨지진 않겠지만 평생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나도 평생 반성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내가 칼을 대고 목에 찌른 건 전혀 없었던 부분이다. 칼 들고 욕을 한 것뿐”이라며 “나와 엄마가 선수들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했다. 그 친구도 받아주고 풀었던 일이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피해자의 폭로 내용 중 아닌 것에 대해선 분명히 밝히고 싶었다”며 “하지만 구단에선 무조건 사과문을 써야한다고 요구했고 문구도 다 보내줘서 그대로 받아 적어 썼다”고 전했다. 이들이 “평생 반성하겠다”고 사과하면서 억울한 점도 호소했지만 왜 스스로 낭떠러지에 몰리게 하는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진=KBS 캡처

“칼 들고 욕을 한 것뿐”이란 건 일단 칼을 들었다는 것이다. 칼을 든 것만으르도 충분히 가해 행위가 될 수 있다. 또한 “구단에서 사과 문구를 보내줘 썼다”는 건 이들의 지난 2월 공개한 자필사과문이 진정성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단이 사태 수습을 위해 사과문을 쓰라고 한 이유를 두 선수는 모른 것 같아 보였다.

인터뷰 공개 후 일부 누리꾼들은 “반성한다면서 왜 피해자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지 않는가” “칼 든 게 폭력 아닌가” “이런 말을 할 거면 왜 인터뷰를 했는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해명할 기회를 놓쳤고 여론의 반응에 당황했을 거라는 옹호 반응도 있었다.

이재영, 이다영은 이제 자유신분이 됐다. 현재 상황에서 국내 구단에 입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문제는 두 사람과 흥국생명뿐만 아니라 배구계에 큰 경종을 울릴 것이다. 최근 스포츠계 학폭 논란이 계속 터지고 있다. 시대가 바뀐 만큼 선수들은 자기관리에 철저해야 하며 구단은 선수들의 실력, 몸상태는 물론, 인성까지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두 사람과 구단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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