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거세게 불었던 2030대의 아파트 '패닉바잉'(공황매수)이 올해 들어 진정되는 듯 보였으나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멈출 줄 모르는 아파트 가격 상승에 하반기 전세대란까지 예고되면서 ‘지금 아니면 못산다’는 불안심리가 확산한데 기인한다. 이들은 ‘엄빠(엄마, 아빠) 찬스’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대출’을 동원해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5090건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1867건으로 가장 많았고 40대(1299건), 50대(828건), 60대(437건), 70대 이상(311건), 20대 이하(277건) 등의 순이었다.

20·30대의 거래 비중은 42.1%로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8월 40.4%로 처음 40%를 넘어선 뒤 올해 1월 44.7%로 최고점을 찍었다. 2~3월 40.1%, 40.6%로 40% 선을 유지하다 4월 39.3%로 떨어지며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지난달 다시 42.1%로 상승했다.

일부 자치구에선 그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했다. 중구(53.8%), 강서구(52.1%), 성동구(50.9%), 노원구(50.4%) 등은 30대 이하 거래 비중이 높았다.

20·30대의 내집마련 열기는 청약시장에서도 드러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분양 224가구 공급에 20·30대 총 1만7323명이 신청했다. 전체 청약자 3만6116명 중 48%가 가점이 낮은 20·30대였다.

연령대별로 30대(1만4952명)가 가장 많았고 40대(1만1745명), 50대(4830명), 20대 이하(2371명), 60대(1731명), 70대 이상(487명)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30대에서 주택형 59㎡A와 59㎡B에서 각각 1명씩 당첨자가 나왔고 20대 이하에서는 당첨자가 없었다.

정부는 오는 15일부터 3기 신도시 인천계양지구, 위례신도시를 포함한 4400호의 7월분 사전청약을 시작한다. 아울러 연말까지 3만호 이상의 물량이 실수요자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사전청약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한다는 방침에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0대를 중심으로 매매시장 쏠림현상이 분산되면서 ‘패닉바잉’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이라 지방 광역시들의 청약열기를 잠재우긴 제한적이다”라며 “올해 들어 서울 분양시장은 청약 일정이 뒤로 밀리는 분위기라 3기 신도시 공급만으로 분양시장 진정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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