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여가부에 이어 통일부 폐지를 거듭 주장하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맹폭격을 가했다. 심지어 야당 중진 의원도 쓴소리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서 "성과와 업무 영역 없는 조직이 관성에 의해 수십 년간 유지돼야 하는 것이 공공과 정부의 방만이고 혈세 낭비"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부라는 부처를 둔다고 젠더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것처럼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여가부가 존재하는 동안 젠더 갈등은 더 심해졌고, 이번 정부 들어 통일부가 무엇을 적극적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통일부가 관리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됐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겨냥해 "통일부가 필요한 부처라 생각하신다면 그 필요한 부처에서 장관이 제대로 일을 안 하는 것이고 장관을 바꿔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에 이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저도 남북관계 개선 성과를 만들기 위해 장관 일을 더 열심히 하겠지만, 이 대표도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도 나섰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통일부 있다고 통일 오냐'는 이준석 대표의 용감한 무지. '국방부 있다고 국방 되냐', '경찰 있다고 치안 되냐'고 말하면 뭐라 하겠나"라며 "박근혜씨의 '해경 해체' 정신이 국민의힘 모토라는 사실, 이준석의 정치는 분열과 포퓰리즘이 원동력을 확실히 인증했다"고 꼬집었다.

김남국 의원은 “이 대표는 더 이상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MZ세대에 걸맞은 통일론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고민정 의원은 "이 대표가 무엇인가 덮고 싶은 것이라고 본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진다. 이슈를 이슈로 덮으려는 수"라고 의심했다.

당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4선의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 쓸데없이 반통일세력의 오명을 뒤집어쓸 필요 없다"며 "통일부는 존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명박 정부 초기 일부 인사가 통일부 업무를 '인수분해' 해보니 각 부처에 다 나눠줄 수 있고, 따라서 통일부 폐지가 마땅하다고 말해서 경악했는데 다시 통일부 무용론이 나오니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하지만 지금 우리의 통일부가 할 일은 당장 통일을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남북한간 교류 협력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