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반종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특히 리얼리티에 많은 공을 들였다. 페이크 다큐 형식을 차용하면서 대본도 가이드만 가지고 진행했다. 여기에 배우도 카메라맨도 즉흥으로 연기하고 촬영하며 리얼함을 살렸다.  

어떻게 보면 감독으로서 무책임한 방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를 가능케한건 배우들에 대한 믿음이었다. 익숙치 않은 얼굴이지만 연기력은 출중한 배우들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캐스팅된 님 역의 싸와니 우툼마, 밍 역의 나릴야 군몽콘켓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처음부터 나 감독님과 의견을 모은게 유명 배우여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어요.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게 목적인데 유명 배우가 나오면 리얼리티가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대신 캐릭터가 연기하기 어려워서 경험은 많은 실력자가 필요했죠. 그래서 TV, 스크린에서 보지 못했던 연극배우들을 위주로 섭외하고자 했고 많은 오디션 거쳤어요"

"특히 밍 역의 나릴야 군몽콘켓은 특출난 배우였어요. 나이에 맞지 않는 실력자죠. 밍 역할은 예쁘고 젊은 여성에서 굉장히 터프하게 변해야했어요. 때문에 캐스팅이 어려웠고 오디션도 5번 정도에 걸쳐서 봤어요. 그러다 (나릴야 군몽콘켓을 보고) 이 사람이 아니면 대체할 사람이 없을거다 싶었죠"

'랑종'은 '곡성'에서 공포를 이끌어내는 방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나홍진 감독이 모두 이야기를 썼다고 해도 연출자가 다르니 당연한 일. 반종 감독은 기이한 상황들을 좀더 리얼하게 담아냈지만 그 때문에 더 잔혹하게 비춰지기도 했다. 나홍진 감독 역시 "나는 말렸다"고 말하며 수위를 짐작하게 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은 '꼭 필요했던 장면인가'라며 비판의 소재로 삼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반종 감독은 "꼭 필요했던 부분"이라며 단순한 자극성을 위해 담아낸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나 감독님과도 많은 회의를 거쳤어요. 어느 감독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싶지는 않을 거예요. 관객 동원 문제도 있으니. 그래도 스토리, 메시지 전달에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제작하게 됐어요"

"아기나 동물을 해치는 장면들도 인간의 악과 관련한 부분을 전달하고자 필요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강아지와 관련한 내용은 나홍진 감독 원안에도 있던 부분이에요. 촬영하면서도 최대한 조심하고자 했고요. 영화 찍으면서 강아지가 스트레스 받는다거나 학대한다던가 하는건 전혀 없었어요"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고 있지만 반종 감독이 보여준 공포를 이끌어내는 능력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좋은 평가를 받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한건 아니다. 우리가 하고자하는 방향으로 찍었고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80% 정도 만족한다"고 점수를 매겼다.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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