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홍준표 의원, 당내 친윤석열계 중진 의원들이 23일 윤 전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초반 정치 행보가 미숙하다고 지적하며 연일 입당을 압박하자 친윤계 중진 의원들이 이날 SNS에 잇달아 글을 올리고, 이 전 대표를 찾아가 항의하는 등 공개 반발했다. 5선 정진석 의원은 SNS에서 "윤석열이 있어서 그나마 국민들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갖고,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됐다"며 4·7 보궐선거 승리 요인도 윤 전 총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겨냥해 "지지율 30%의 윤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며 "당내주자에 대해서만 지지 운동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의 친구인 권성동 의원도 SNS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라고 비판했다.

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에게 직접 우려를 전달했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선 우리가 대동단결해야 하고, 윤 전 총장을 자꾸 평가 절하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던 이 대표가 당밖 주자들의 힘을 빼서 결국 유 전 의원을 당 후보로 밀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 대해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 "지지율 추이 위험" "정치 판단 미숙" 등 비판 발언을 잇달아 내놓자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이 대표는 SNS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선언했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중진들이)너무 선을 넘었다.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친윤계 의원들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서 "다소 미흡하더라도 모두 한마음으로 당 대표를 도와 정권 탈환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정당의 구성원이 사적 인연을 앞세워 공적 책무를 망각하는 것은 올바른 정당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대선주자 지지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일부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에만 일희일비해 헤쳐모여식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일부 중진들의 행보를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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