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표리부동’이 1999년 영웅파 4인의 악인전을 다룬다.

1999년 10월 어느 늦은 밤, 서울지검을 찾아온 한 남자.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세기말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조직폭력배 ‘영웅파’의 조직원이라고 밝힌 남자가 흐느끼며 힘겹게 꺼낸 충격적인 한마디.

 

1999년, 살인죄로 복역 중이던 영웅파 보스 ‘이 씨’가 10년 만에 밖으로 나온다. 출소한 이 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소년원에서 만난 친구들을 모아 폭력조직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들은 청부폭력, 납치, 보험사기 등 세상의 온갖 불법적인 일들을 하며 세력을 넓히기 시작한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영웅파의 탄생이었다.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었던 것일까? 줄기차게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던 영웅파는 급기야 잔혹한 살인까지 저지른다. 하극상을 이유로 조직원 곽 씨를 살해한 것. 이들은 곽 씨의 시신을 토막 내고 뼈와 살을 분리하는 것도 모자라, 간을 먹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다. 출연자들은 “소름 끼친다!”, “납량특집인가요?”라며 영웅파 일당의 잔혹성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금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은 영웅파의 반인륜적 행위의 진실은 무엇일까. 최악의 토막 살인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영웅파 사건은 보스 ‘이 씨’에게 사형을 선고하며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어느 날 보스 ‘이 씨’는 주범은 자신이 아니라 ‘창 씨’라며 재심을 청구한다. 무기징역으로 수감 중이던 조직원 ‘창 씨’가 자살하면서 ‘사실은 내가 모든 것을 ’이 씨‘에게 시켰다’는 유서를 남겼기 때문이다. ‘창 씨’의 유서는 진실일까? 그렇다면 영웅파의 진짜 주범이자 보스는 누구일까?      

수사 초기, 검찰은 영웅파 일당의 배후세력의 가능성에 의문을 품었다. IMF 여파로 전국적으로 대규모 조직폭력배가 조직되기 어려웠던 시절, 출소한 지 불과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영웅파 일당 7명의 자금 규모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찰은 거액을 벌어들이는 중심에 있었던 영웅파의 ‘정 씨’를 진짜 보스로 지목하고 더 큰 배후세력을 밝혀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검찰에 제 발로 찾아가 자수하며 영웅파를 고발했던 조직원 ‘유 씨’의 존재. 수사결과 살해한 ‘곽 씨’의 간을 먹자고 제의한 사람이 바로 ‘유 씨’였기 때문이다. 그는 왜 가장 잔혹한 행위를 제안하고 자수를 했을까.

대체 보스 ‘이 씨’는 왜 10년이나 지나서야 죽은 ‘창 씨’를 진짜 주범으로 지목했을까. 영웅파 자금력의 핵심 ‘정 씨’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유 씨’는 왜 검찰에 제 발로 찾아간 것일까. 이 모든 의문의 답은 어떤 거대한 배후 조직의 꼬리 자르기에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세기말 한국 사회를 뒤흔든 영웅파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보스 ‘이 씨’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전직 조직폭력배가 털어놓는 ‘이 씨’의 실체. 그리고 ‘이 씨’의 재심청구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당시 교도소 보안과장의 증언을 통해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선다.   

출연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자수범의 반전 정체와 창 씨의 유서에 숨겨진 비밀, 베일에 쌓인 보스, 파면 팔수록 미스터리한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실체를 28일(수) 밤 22시 40분 KBS 2TV ‘표리부동’에서 표창원, 이수정의 부동(不同)한 시선으로 분석해본다.

사진=KBS ‘표리부동’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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