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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모가디슈' 허준호 "김윤석 도가니탕, 조인성 커피...가족 같았죠"

①에 이어서...

허준호는 완성된 '모가디슈'를 보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단지 그간의 고생이 떠올르거나 영화가 주는 울림 때문만은 아니었다. 극중 시민들을 향해 무참히 퍼붓는 총격, 아이들마저 총을 들어야 했던 내전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20대 때 시위대 안에 갇힌 적도 있었고 군 생활 시절에는 시위대를 막으려는 훈련도 했었어요. 최루탄 속에 갇혀본 적도 있고요. 그 공포는 엄청나요. 시위대로 오해받아서 맞기도 하고 정류장에 갇히기도 했어요. 이러다 전쟁까지 갈 수 있겠다는 공포를 느꼈었죠"

"이번에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총을 들게 하는게 있어요. 그걸 화면에서 보니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이 엄마의 절규 소리도 있었는데 지금도 소름끼치고 잊혀지지 않아요. 근데 결국 감독님이 절제하려고 안 쓰신 것 같아요. 또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들이 다같이 엉엉 우는 부분도 있었고요. 그런 것들이 교차되면서 먹먹하고 눈물이 났어요"

'모가디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북한 대사관의 림용수(허준호), 태준기(구교환)와 남한 대사관 한신성(김윤석), 강대진(조인성), 공수철(정만식) 등이 만들어내는 케미다. 은근한 신경전부터 잔잔히 스며드는 우정의 순간까지 담아냈다.

배우들이 입을 모아 말하듯 극중 인물들의 케미는 이를 연기한 배우들간의 친밀도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허준호는 모로코에서 김윤석이 끓여준 도가니탕과 조인성이 타준 커피를 떠올리며 "우리끼리 정말 가족 같았다"고 말해 현장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전 김윤석 배우의 팬이었어요. 현장에서 드디어 김윤석을 보는구나 싶었죠. 보고나니 역시 멋졌어요. 김윤석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는데 보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죠. 저렇게 준비하는구나 또 배우기도 했고요. 대놓고 '당신 봐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너무 영광이었죠"

"조인성 배우는 '더킹'에서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정말 멋진 배우가 돼 있었거든요. 또 생각도 깊고 안정돼 있더라고요. 깊어지고 멋있어진 배우죠. 구교환은 귀여워요. 되게 열정적이에요.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달려들어요. 어릴때 제가 그랬거든요. 근데 너무 말라서 걱정돼요. 또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 북한대사관 모든 인물들까지 전부 준비하는 방식이 달라요. 같이 생활하면서 대화도 나누고 이들을 관찰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어요"

연기경력 36년차, 올해 나이 만 57세. 세월의 흐름 탓에 체력적으로 부족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허준호는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며 건강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후배들로부터 '주름이 멋진 선배'라는 말을 계속 들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재밌는' 작품에서 발견할 배우 허준호의 연기가 더욱 기대된다.

"솔직히 저도 다른 작품 볼 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들 때도 있어요. 작품 선택 기준은 무조건 재밌어야 해요. 배우로서 나이가 들면서 '나는 관객들에게 희로애락을 주는 사람이구나'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구나' 싶어요. 근데 내가 그런걸 받으려고 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받을 생각을 안하고 사는게 배우 생활에 대해 바뀐 지점인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욕심이 생기는걸 죽이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지금 제가 선배가 된 입장에서는 다른게 없어요. 현장에 나가서 감독님부터 막내 스태프까지 나 때문에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게 우선이에요. 또 요즘 시대가 바뀌어서 시간 안에 끝내야하거든요. 실수 안하고 촬영 방해 안되게, 짐이 되지 않게 하려고 해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장민수 기자  kways123@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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