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각 막의 1번 넘버인 '난 뭐지' '낡은 침대를 타고'를 좋아한다는 김세정. 넘치는 에너지에 '이게 바로 뮤지컬이구나' 느끼는 순간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신인 뮤지컬배우로서 더욱 세심히 신경써야 했다. 그렇게 캐릭터에 대해 파고들수록 '레드북'이 가진 매력도 더욱 크게 발굴할 수 있었다.

"각 막 1장 넘버의 에너지가 저조차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넘쳐나요. '이게 바로 뮤지컬이구나' 하고 느껴져요. 앙상블 분들, 오케스트라가 존재하는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는 신이죠. 또 (뮤지컬에서는) 노래도 그 감정의 흐름을 이어주는 수단이잖아요. 노래가 갑자기 단순한 노래가 되고, 대사도 노래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끊겨 대사로만 들리는 그런 장면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배우가 더 많은 것을 극 속에서 찾아내고 연구할수록 관객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극을 하는 중간에도 배우뿐 아니라 관객분들도 함께 자신에게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를 고민하고 귀 기울이려 한다는 것이 '레드북'의 장점인 것 같아요"

김세정의 뮤지컬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됐다. 직접 무대 위에 서기 전까지는 뮤지컬에 대해 무지한 수준이었다는 김세정. 그가 뮤지컬에 도전한 계기, 두 편의 작품을 마쳐가는 지금 느끼는 생각들은 무엇일까.

"그동안 자연스레 제 머릿속에는 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극 무대가 늘 자리 잡고 있었어요. 노래, 연기, 춤, 에너지 등등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의 총 집합체니까요. 그렇지만 아직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조차 버거워서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고 있었어요.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질문들에 도전해보고 답을 찾고 싶은 욕심이 생겨 도전하게 됐죠"

"발성이나 무대를 활용하는 방법, 심적 흐름이나 동선 이용 등 기본적이면서도 잊어서는 안되는 부분들에 대해 많이 부족함을 느꼈어요. 그리고 그건 무대를 직접 겪고 밟아보지 않는 이상 평생 배울 수 없겠다 싶었고 배움에 대한 갈망이 너무 차올라서 도전을 시작하게 됐죠. 근데 막상 도전해보니 다른 산으로 가는 문이 열린 기분이랄까요. 넘어야 할 산이 또 새롭게 생겨서, 등산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웃음)"

지난 6월 시작된 '레드북'은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된 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중단된 당시 공연이 주는 에너지가 그리웠다는 김세정. "종종 공연 도중 꾹꾹 감정을 누르곤 해요. 배운 것도 얻은 것도 받은 것도 너무나 많은 작품이라 벌써부터 보내기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라며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레드북'이 끝나도 김세정의 연기 도전은 계속된다. '헤드윅' '킹키부츠' '키다리 아저씨' 등 자신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주는 작품이라면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또한 최근에는 내년 상반기 방영 예정인 SBS 드라마 '사내 맞선'에 엉뚱발랄 매력의 긍정만렙 신하리 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가수와 배우, 양쪽 모두에서 환영받는 멀티테이너로 입지를 굳혀갈 김세정의 모습이 기대된다.

"관객으로서 모든 공연을 놓치고 싶지 않는 배우, '그날 공연을 보지 않는 다면 두 번 다시 그날의 공연을 볼 수 없다'는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을 매 공연 온전히 충족시켜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극과 배역이 더 단단하게 쌓아져 온전히 그 배역으로만 보일 수 있는 배우, 극이 끝나갈수록 더욱 기대하게 되는 배우가 될 수 있다면 좋겠고요"

사진=젤리피쉬, 아떼오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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