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정권의 인사들이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일을 맞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로 몰려들었다. 이에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도쿄 지지/AFP=연합뉴스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작년 9월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패전일에 공물을 바치는 것으로 야스쿠니신사에 봉안된 영령들을 추모했다. 자민당 총재 명의로 공물인 '다마구시'(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 비용을 내는 형식이었다.

스가 총리는 취임 직후인 작년 10월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큰제사)와 올해 4월 춘계 예대제 때도 참배하지 않고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봉납했다. 직접 참배하는 것에 대한 외교적 부담을 고려한 대응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바치는 자체도 침략전쟁을 이끈 전범들을 추모하는 성격을 내포하는 것이어서 한국과 중국에선 문제로 보고 있다.

스가 총리의 전임인 아베 신조는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작년 9월 퇴임 후 아베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아베는 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신사를 현직 총리로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 문제로 미국과도 한때 외교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놓이기도 했다.

이후 아베는 작년 9월까지 재임 기간에 봄·가을 큰 제사와 8ㆍ15 패전일에 공물 봉납으로 직접 참배를 대신했다. 8ㆍ15 패전일에는 이날 스가 총리가 한 것처럼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을 찾아 헌화했다.

그러나 퇴임 후 사흘 뒤인 작년 9월 19일 참배한 이후로 한국이나 중국을 의식하지 않은 채 거리낌 없이 야스쿠니를 드나들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총리직을 다시 노린다는 얘기가 나오는 아베가 확실한 우익 지도자로의 위상을 굳히는 도구로 야스쿠니 참배를 이용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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