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부터 ‘D.P.’까지, 구교환의 활약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구교환은 친구인 ‘파수꾼’ 윤성현 감독의 졸업작품인 ‘아이들’로 데뷔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거치며 배우로는 ‘거북이들’로 얼굴을 알렸고, 2017년 출연한 조현훈 감독의 독립영화 ‘꿈의 제인’에서는 독특한 목소리와 독보적인 아우라의 제인을 연기하며 그해 각종 영화시상식에서 신인남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영화 '모가디슈' 스틸

이전까지 상업영화와는 인연이 깊지 않았던 구교환은 지난해 연상호 감독의 ‘반도’에 이어 올해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그리고 곧 공개를 앞둔 ‘D.P.’까지 대작에 연달아 출연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킹덤: 아신전’에서는 많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북방 국경에서 강한 세력을 떨치고 있는 파저위의 부족장 아이다간을 맡은 구교환은 살의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주인공 아신(전지현), 그리고 민치록(박병은)과 얽힌 인물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시즌3로 이어질 ‘킹덤’ 세계관에서 아이다간의 서사 역시 드러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모가디슈’에서는 경계를 오가는 주소말리아 북한 대사 태준기를 맡았다. 자기 신념을 밀어붙이는 아집이 있지만, 배타적인 태도를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다. 참사관 강대진(조인성)과의 신경전은 ‘모가디슈’의 탄성을 이어가는 관람포인트로 손꼽히기도 한다.

특유의 표정 연기가 주는 섬뜩함, 그리고 저마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극중에서 북한에 대해 관객이 갖는 양면성을 유려하게 표현해내며 일정 부분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류승완 감독은 이런 구교환에 대해 "몸도 작은데 저 작은 사람이 악을 쓰고 달려드는걸 보면 땡깡부리는것 같기도 해요. 근데 그게 북한의 모습 같기도 했어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넷플릭스 'D.P.' 스틸

그리고 구교환의 주연작 넷플릭스 ‘D.P.’도 곧 공개를 앞두고 있다. ‘D.P.’에서 구교환은 상병 호열을 연기한다. 준호(정해인)와 한 조로 움직이는 호열은 구교환 필모 중 역대급 ‘헐렁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공개된 티저 영상 등에서는 여유롭고 능글맞지만, 그래서 더 친근감이 느껴지는 구교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연상호 감독이 공동집필을 맡은 티빙 오리지널 ‘괴이’ 출연 소식을 전해졌다. ‘괴이’에서도 구교환은 이전의 작품들과 완전히 결을 달리한다. 초자연 현상을 쫓는 괴짜 고고학자에서 오컬트 잡지이자 유튜브 채널 ‘월간괴담'을 운영하는 정기훈 역을 맡았다.

비단 주연 캐스팅 뿐만 아니라 작품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구교환은 첫번째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우리가 알던 교과서적인 배우들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목소리, 그리고 서사에 대한 예측을 허용하지 않는 미묘한 표정 연기 등이 오히려 신선하게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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