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하는 영화 '인질'. 많은 관객들이 황정민을 보고 극장에 들어가지만 나올때는 다르다. 황정민과 치열하게 맞서는 납치단의 얼굴들, 그 중에서도 염동훈 역 류경수의 눈빛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류경수는 2007년 SBS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로 데뷔해 꾸준히 조연과 단역을 오가며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2019년 tvN 드라마 '자백'과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JTBC '이태원 클라쓰', 카카오TV '도시남녀의 사랑법'까지 연달아 인기작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영화에서는 1000대1의 경쟁률로 오디션을 치러야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류경수는 늘 우러러보던 대선배 황정민과의 연기를 앞두고 부담감도 컸다고 밝혔다.

"오디션에서는 숨은 고수분들이 많으신데 내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래도 집에 가는 길에 후회하지 않게 다 보여드리자 생각하고 임했어요. 황정민 선배는 어릴 때부터 꿈에 그리던 배우의 모습이세요. 영화를 보면서 선배님의 연기를 많이 관찰하고 공부했죠. 언젠가 같이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그 기회가 빨리 온 것 같아요. 너무 영광이죠. 정말 많이 도움을 받았고 많이 배웠어요"

관객들도 그렇지만 함께하는 배우들에게 역시 영화 속 황정민의 존재감은 그 무엇보다 컸다. 류경수는 존경하는 선배를 때려야하는 고충이 있었지만 소중한 추억들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대선배와 함께 호흡하며 배우로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때리는 장면은 정말 어려웠어요. 나에게 왜 이런 숙제를 주나 싶은 생각도 들었죠. 근데 황정민 선배님이 편하게 과감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덕분에 더 리얼하게 표현되지 않았나 싶어요. 묶여 계실때도 걱정 됐는데 몸을 사리지 않으시더라고요.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또 황정민 선배가 '관객분들에게 티켓값이 아깝지 않게 해야한다' '그게 부끄럽다면 연기가 아쉬웠던거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굉장히 와닿았어요"

류경수가 연기한 염동훈은 황정민을 납치한 뒤 납치단의 리더인 최기완(김재범)과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최기완이 얼음처럼 차가운 인물이라면 염동훈은 불처럼 뜨거운 인물이다. 류경수는 특유의 눈빛에 더해 머리까지 바짝 깎으며 더욱 이미지를 강렬하게 만들었다. 

"염동훈은 불처럼 뜨거운 인물이죠. 반면에 차가운 모습도 있어요. 굉장히 극단적인 두 부분을 같이 가진것 같아요. 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이고요.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어떻게하면 진짜처럼 보일까 계속 고민했어요. 물론 공감되는 부분은 전혀 없었고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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