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가장 느끼는 바가 많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인 거 같아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작품이에요. 주변에서 축하 문자를 많이 보내주셨어요. 군대 내부를 다루는 이야기다보니까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 그리고 가실 분들이 열렬한 반응을 해주신 거 같아요. 재미있게 즐겨주시고 저희 작품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해인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D.P.’를 통해 이병 안준호로 변신했다. 군대라는 낯선 공간에 적응하고 있는 20대 초반 이등병의 어리숙함은 물론, 폭력적인 가정사에 대해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은 죄책감까지 유려하게 그려내며 ‘정해인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안준호가 이등병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잖아요. 주변의 자극이나 새로운 환경에서 받아들이는 인물이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어요. 생활관에서의 호흡들을 기민하게 캐치를 하고, 리액션을 해야 한다고 봤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은 액션보다 리액션에 중점을 둔 거 같아요”

‘D.P.’가 공개된 후 가장 의외의 반응은 바로 해외 시청자들이었다. 한국 특유의 군대 문화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감을 보내왔기 때문.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D.P.’가 좋은 스트리밍 성적을 거뒀다. 이에 대해 정해인은 “공감대”를 꼽았다.

“탈영병을 잡는 이야기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 전반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요. 군대는 어떤 면에서 거대한 사회의 축소한이잖아요. 그래서 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지 않았을까요”

한준희 감독이 처음부터 안준호 역으로 떠올렸다는 정해인. 이미 첫 미팅에서 정해인 역시 이런 한준희 감독의 신뢰를 느꼈고, 마찬가지로 ‘D.P.’ 팀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감독님과 첫 미팅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어요. 감독님, 제작진 분들에 대한 믿음을 느꼈고 꼭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일단 김보통 작가님의 원작 웹툰이 워낙 힘이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과연 글로 어떻게 풀어서 보여줄지 궁금하더라고요. 매 에피소드가 상당히 묵직하게 와 닿았어요”

군필자인 정해인에게 ‘D.P.’ 촬영은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촬영 중 관등성명을 하마 ‘이병 정해인’을 외쳤다는 비하인드처럼 ‘D.P.’는 마음에 와닿는 작품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군대시절 생각이 많이 났어요.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관등성명 할 때 ‘이병 안준호’하면서 이병 정해인 생각이 났어요. 훈련소 촬영도 많은 생각이 들었고요. 제 군생활을 돌이켜본 거 같아요. 군대도 안 좋은 모습만 있는 건 아니에요. 좋았던 기억이 있고, 선임이나후임 만나면 그때 이야기를 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극중 탈영병의 사연 하나하나에 마음이 아파오는 순간도 있었다. 가장 공감이 갔던 건 치매에 걸린 할머니 곁에 있기 위해 높은 군의 담장을 넘었던 허치도(최준영)라고.

“허치도 병장 에피소드는 큰 울림이 있었어요. 저도 할머니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촬영을 할 때 마음이 아팠던 신이 많았어요. 조석봉(조현철) 에피소드는 인상깊다기 보다 마음이 많이 무거웠어요. 촬영 때도 답답한 지점을 느꼈어요. 슬프면서 화도 나고, 너무 어려웠죠. 아마 조현철 배우님도 많이 힘드셨을 거에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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