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 ‘모가디슈’,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D.P.’(디피) 그리고 연상호 감독의 공동집필을 맡은 티빙 오리지널 ‘괴이’까지. 주조연을 떠나 매 작품마다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배우 구교환은 대세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배우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에서 구교환은 상병 한호열 역을 맡아 능글맞지만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인물의 섬세함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어딘가 허술해 보이지만 단단한 내면을 가진 한호열에 대해 구교환은 “우리 주변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한호열이 당장 모든걸 바꾸지는 못하지만, 안준호한테 미소를 줬잖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부산에 도착해서 ‘하이! 부산’ 할 때 뒤에서 웃고 있는 준호였어요. 한호열같은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우의 ‘고유성’이라는 말이 좋다는 구교환은 한호열에게 ‘구교환의 유머’를 투영시키려고 노력했다고. 그리고 이런 캐릭터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었다.

“고유성을 가진 배우들을 좋아해요.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주성치, 빌 머레이 등의 배우들이 하나의 인장(印章)을 가지고 있잖아요. 감독님이 저에게 출사표를 주신 이유 중 하나가 ‘구교환의 유머를 담고 싶다’ 때문인 거 같아요. 저 역시 제가 좋아하는 유머를 한번 넣어보자 했던 거 같구요. 제가 좋아하는 유머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줬다면 그에 대한 성취감이 있습니다”

안준호(정해인)은 가정사 등 주변 환경이 일부 소개됐지만, 한호열은 철저하게 상병으로서의 서사만 그려졌다. 휴가를 나와서 안준호와 함께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정도가 한호열의 가정환경을 엿볼 수 있는 전부였다. 물성이 강한 한호열을 구교환은 어떤 인물이라고 분석했을지 궁금했다.

“어떤 캐릭터라고 이해를 할 수는 없었어요. 무엇이 한호열의 가장 강력한 유머를 만들었는가 생각했어요. 어느 순간에는 한호열에 잠시 쉬어보라고, 잠깐 누워있으라고 말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정도로 안쓰러운 부분도 있었어요.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게 신 안에 힌트가 있었어요. 영화관에서 급격하게 얼어붙고 두려워하는 모습, 안준호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라면을 함께 먹는 모습들이 그랬던 거 같아요. 한호열을 제 주변에 가까운 위로해주고 싶은 친구, 위로받고 싶을 때 와주는 친구로 번갈아가면서 생각했던 거 같아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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