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결과물은 훌륭했지만 감정의 진폭이 큰 천서진을 연기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천사라고 불릴 정도로 착하기로 소문난 김소연에게 천서진은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였다. 하지만 인물을 품어야 했기에 김소연은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말 삐뚤어진 모성애잖아요. 말도 안되는데, 이게 무조건 맞다고 생각했어요. 결론적으로 천서진 본인을 위해서였겠지만, 은별이가 잘 되게 하고 있는 거라고 믿었어요. 천서진을 연기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질까봐 굉장히 주의를 했어요. 시즌3까지 오다보니까 비슷한 대사를 할 때도 많고, 비슷한 상황들이 자꾸 생기더라고요. 나름 고민을 해서 다르게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방송을 보니까 똑같더라고요(웃음). 반성 아닌 반성을 했어요”

가정폭력과 가난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진선미(채림)에 대한 뒤틀어진 자격지심으로 온갖 악행을 저질렀던 ‘이브의 모든 것’ 허영미. 하지만 ‘펜트하우스’ 천서진을 만난 김소연은 “지금 생각하면 허영미가 귀여울 정도”라고 말했다.

“저는 욕망만 가득찬 인물이 아니라 사람이 왜 이렇게 됐는지 서사도 포함해서 입체적으로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게 보시는 분들게 잘 표현이 됐을지 모르겠어요. 저도 웬만하면 천서진을 이해해보고 싶었어요. 아무리 아빠에 대한 아픔이 있고, 가정사가 있다고 해도 그걸로 합리화를 시킬 수는 없잖아요. 그걸 털어내고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고 그래야 하는건데 얘는 왜 이럴까 싶어서 안타까웠어요. 그냥 천서진은 천서진인 거 같아요”

그럼에도 꿋꿋이 천서진을 소화해냈지만, 오윤희(유진)를 절벽에서 미는 신은 촬영을 하면서도 마음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대본을 넘기다 ‘이걸 내가 밀었어?’ 하면서 놀랐어요. 촬영이 가까워 오니 밥도 잘 챙겨 먹고 하는 데도 입 주변이 막 터지고 그러더라고요. 윤희한테 너무 미안하고, 그러면 안되는데 천서진이 너무 밉더라고요. 방송 끝나고 유진씨한테 멧지를 보냈어요. 심지어 저희 엄마도 너무 싫어하시더라고요(웃음). 그 신 촬영할때 저를 편안하게 해주려고 했던 유진이한테 고마웠어요”

③에 이어집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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