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놀면 뭐하니'로 잘 알려진 김태호 PD가 최근 사의를 표명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 예능으로 각광받았던 ‘무한도전’부터 현 방송계 최고의 이슈거리인 ‘놀면 뭐하니?’까지. MBC 예능을 지키는 터줏대감으로 불렸던 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소식이 떠돌자 대중들은 술렁였다. 김태호라는 이름 자체가 갖는 브랜드 파워는 여전하건만. 떼려야 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김태호의 이름과 MBC였는데.

그가 SNS에 직접 밝힌 퇴사 이유는 일견 모호한 듯 하지만 단호했다. 김태호 PD는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흐름에 몸을 던져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남긴 말마따나 플랫폼은 공중파에서 유튜브와 OTT 등으로 점차 다변화돼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적합한 콘텐츠의 형태도 급변하고 있으니. 

그가 언급한 '흐름'을 제대로 타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그와 예능계에서 쌍벽을 이뤘던 나영석 PD다. 일찌감치 KBS를 떠나 CJE&M으로 이적한 그는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 등 걸출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각광받았다. 유튜브 뿐만 아니라 숏폼 예능까지 다양하게 발을 뻗친 그는 현시대 예능에 가장 최적화된 PD라는 평을 받고 있다. 

나영석 PD의 행보로 미루어 MBC라는 안온했지만 답답한 틀을 벗어나 '창의적인' 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플랫폼에 걸맞은 콘텐츠를 만들어 새로운 시도를 꾀하려는 김태호의 뜻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어찌보면 나영석 PD와는 달리 자리를 지키고 있던 김태호 PD의 사직은 한 시대, 방송국을 위시한 레거시 미디어 플랫폼의 종언일지도 모른다. 

떠나는 마당임에도 그는 '무한도전'부터 아껴준 팬들을 위한 선물을 잊지 않았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이 '무한도전' 출연자들을 자유롭게 출연하도록 만들 창구로서 '놀면 뭐하니 플러스'를 선사한 것. 이는 그의 빈 자리를 안배한 조치이니 배려심과 준비성이 돋보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20년간 몸 담았던 직장을 떠나는건 필부필부들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일 터. '예능계 개혁가'로서 독자적 행보를 걸어온 그의 앞날을 주목해본다. 그의 ‘무한도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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