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 드라마를 신설한 MBC, 그간 이어온 드라마 부진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까.

MBC는 오는 17일부터 남궁민, 박하선 주연의 150억 원짜리 대작 드라마 '검은 태양'을 선보인다. 이어 11월에는 이준호, 이세영의 궁중 로맨스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이 방영된다.

사진=MBC

MBC 금토극은 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라인업을 확정지었다. 김희선이 출연하는 '내일'과 소지섭 주연 '닥터 로이어'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

굵직한 라인업이긴 하나, MBC 신작들을 향한 기대는 반신반의한 상태다. 그동안 MBC 드라마들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3월 종영한 '두 번은 없다'(최고시청률 13.2%, 이상 닐슨코리아 전국)를 끝으로 시청률 두 자리 수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방영작만 하더라도 '오! 주인님'(2.6%), '목표가 생겼다'(2.8%), '미치지 않고서야'(4.3%) 모두 5%대도 돌파하지 못했다. 올해 월화극을 잠정 휴업하고 수목극에 올인한 게 무색할 따름이다.

사진=MBC

이를 단순히 작품성 문제가 원인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지난해의 경우,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그 남자의 기억법', '카이로스' 등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도 한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MBC의 소극적인 드라마 홍보도 부진에 한 몫 했다. 드라마 채널인 MBC 드라마넷 편성표만 보더라도 이른 새벽 시간대와 늦은 밤 시간대에는 드라마가 편성됐으나, 낮과 저녁 타임은 예능 프로그램들로 채우고 있다. 드라마 채널이라는 이름이 민망한 수준이다.

MBC 드라마넷 편성표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첫방송하는 '검은 태양'의 경우 18일 오전 2시 10분에 1회, 오후 11시 20분과 19일 오전 2시 10분에 2회를 방영한다. 19일 오전 11시 50분에 되서야 스페셜 1회를 방영한다. 낮 시간대에는 여전히 예능이 중심이다.

월화와 수목을 휴업하면서 선택과 집중하는 금토극 편성시간대가 만만하진 않다. SBS는 지난 2019년부터 금토극을 편성, 오랜시간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JTBC 또한 토일로 시간대 옮기긴 했으나, MBC와 시간대가 겹친다. 두 방송사 모두 '원 더 우먼'과 '인간실격'을 내놓은 상황이다.

MBC는 과거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만큼, 이름만 대면 아는 작품들로 넘쳐났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빛바랜 영광이 되어버렸다. 부진을 끊고자 '검은 태양'을 시작으로 금토극에 올인하는 MBC, 이번에야말로 만회할 수 있도록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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