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가 보이는 웹소설계에서의 광폭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4월 네이버는 이용자수 약 1억 명에 육박하는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00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키싱부스’를 포함해 다수의 창작물들이 왓패드에 연재됐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번 인수로 네이버는 10억 개 이상의 창작물을 보유한 대형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관계자들은 이를 웹툰과 연계한 생태계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측은 왓패드 이용자 9,400만 명과 네이버 웹툰 이용자 7,200만 명을 단순 합산만 해도 약 1억 6,600만 명의 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피아 지분 대량 취득한 네이버, 그 의중은?

네이버는 왓패드에서 그치지 않고 문피아 주식 325만5천511만주를 1천82억4천883만6천435원에 취득했다. 문피아는 지난 2002년 개설된 국내 웹소설 자유연재 플랫폼 중 대표격으로 꼽힌다.

네이버가 문피아를 인수한 목적에 대해 다수의 관계자는 문피아가 보유한 다수의 IP(지식재산권)를 꼽았다. 자유연재 플랫폼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만큼 다양한 웹소설 작품들이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고, 이는 그만큼 잠재력 있는 IP 또한 많다는 의미.

타 매체에 비해 웹소설이 갖는 강점

이렇듯 네이버가 웹소설 플랫폼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다수의 관계자는 웹툰, 드라마 등의 IP에 비교해 웹소설이 가진 다양한 장점을 꼽는다.

우선 빠른 제작 속도와 낮은 투자금액을 첫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흔히 비교군으로 지목되는 웹툰은 기획 단계부터 최소 몇 달, 최대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며 글과 그림 작가, 어시스턴트 비용 등 다양한 부대비용이 소모된다. 웹소설은 작품별로 다르지만 웹툰에 비해 기획 기간이 확연히 짧고 필요 인원은 적다.

또한 거기에 간결하게 만들어진 문장, 독자층에 맞춰 대중적이며 쉽고 빠른 전개는 드라마, 웹툰과 같은 타 콘텐츠로 파생하기 쉬운 강점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예로 대히트 웹소설 '전지적 독자시점'을 들 수 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문피아 연재 당시 다운로드 수 5,000만 건을 돌파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네이버웹툰로도 출시되어 더 큰 인기를 끌며 올 5월 기준 누적 거래액 100억 원을 넘어섰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웹소설 작가 A 씨는 “웹소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5,500자씩. 일주일에 7회의 분량을 뽑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독자층의 입맛에 맞는 소재와 이야기 전개 그리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다양하게 사용해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준다는 것. 또 A 씨는 “이용자들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읽는다”며 “읽는 시간은 출근길이나 업무중 여가 시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장이 길거나 서술이 복잡해서는 안된다”고 부연했다.

웹소설-웹툰-드라마로 이어지는 ‘콘텐츠 IP 밸류체인’의 완성

그렇다면 네이버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네이버웹툰은 웹소설과 웹툰, 영상을 아우르는 '글로벌 콘텐츠 IP 밸류체인'을 주창해왔다. 즉 하나의 IP가 어떤 콘텐츠로든 인기를 끈다면 이를 다른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것. 네이버는 네이버 시리즈·왓패드·문피아 등 웹소설 플랫폼, 네이버 웹툰·라인망가 등 웹툰 플랫폼과 스튜디오N과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등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하나의 IP를 기반으로 콘텐츠 중 하나가 팬덤을 형성하면 다른 콘텐츠의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런 생태계를 구축해둔 네이버로서는 우량 IP의 확보가 절실해 이번 왓패드, 문피아 인수에 나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네이버웹툰, 왓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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