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이 16일 시즌2 종영을 맞이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1, 2 모두 최고 시청률 14.1%을 기록했다. 목요스페셜 편성으로 포문을 연 시즌1은 당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미스터트롯’과의 정면승부에서도 시청률 선방을 이어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이미 방송 전부터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가 의기투합하고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합세하며 ‘작감배’ 드라마로 입소문을 탔다.

기존에 ‘응답하라’ 시리즈나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마찬가지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물성 강한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며 잔잔한 전개 속에서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특히 시즌1에서는 주요 서사를 이끌어가는 익준(조정석), 정원(유연석), 준완(정경호), 석형(김대명), 송화(전미도)로 구성된 ‘99즈’ 밴드의 노래가 드라마와 함께 인기를 얻으며 음원차트를 장식했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은 시즌2에 들어서며 점차 그 빛을 잃어갔다. 시청률은 꾸준히 10%대를 기록했지만 OST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졌다. 병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등장인물이 많았지만 활용도가 크지 않았다.

방송 시간은 상당히 길지만 매회 달라지는 환자 에피소드와 주인공들의 서사가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못하며 임팩트 있는 회차를 남기지도 못했다. 러브라인 서사는 시즌1보다 더 강해졌지만 민하(안은진), 석형 커플을 제외한다면 큰 호응을 얻지도 못했다.

여기에 사회 지도층 혹은 특수 직종이 어려운 이들을 돕거나 구원하는 서사가 지나친 선민의식에 기반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원호 감독이 시즌1 당시 이야기한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야기”가 기획의도였지만 받아들이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다양하게 갈린 셈이다.

최종회의 경우 160분 편성을 받아 무려 2시간 가까이 방송됐지만 이렇다 할 끝맺음을 맺지도 못했다. 다른 회차들과 마찬가지로 환자 에피소드까지 넣다보니 서사를 제대로 쌓아올리지 못하고 엔딩이 그려졌다. 주인공 커플들의 서사는 해피엔딩에 가까웠지만 도재학(정문성)을 제외하고는 제법 비중이 있었던 다른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풀리지 못했다.

진짜 현실과 드라마의 리얼리티는 엄연히 다르다.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소소한 그림을 그릴 필요는 없다. 지금껏 인물들의 ‘드라마’에 집중해온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억지 여운으로 극을 마무리한 모양새에 크게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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