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 차차차’ 문학 작품을 인용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는 홍두식(김선호)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는 윤혜진(신민아)의 모습이 그려졌다.

홍두식은 강도 침입 사건으로 불안에 떨며 쉽게 잠들지 못하는 윤혜진에게 책을 읽어줬다. 서가에서 홍두식이 꺼내온 책은 김행숙 시인의 시집 ‘에코의 초상’이었다. 그는 수록작인 ‘문지기’를 읽었고, 윤혜진은 금방 잠이 쏟아지는 듯 눈을 감았다.

특히 해당 시는 사랑하는 이들을 연이어 떠나 보낸 탓에 윤혜진에 대한 감정을 부정하고 있는 홍두식의 심리와 맞아 떨어져 시너지를 냈다. 홍두식은 ‘당신을 부정하기 위해 다음 날도 당신을 기다리는 것이 내 직업이다’라는 시구에서 멈칫 하는 모습을 보였다.

‘갯마을 차차차’에서 시가 인용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9회 방송에는 유초희(홍지희)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장영국(인교진)이 이상의 ‘이런 시’를 읊었다. 말주변이 없는 그는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내 한 평생에 차마/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라며 시를 통해 첫사랑인 유초희의 마음을 내비쳤다.

그런가 하면 2회에는 낚시를 하는 홍두식의 손에 들린 ‘월든’이 노출됐다. 이 중에서도 ‘나는 사람의 꽃과 열매를 원한다’라는 문구가 노출됐다. 신하은 작가는 본지에 이와 관련해 "'월든' 속 '자신의 인생의 확고한 주인이 된다'는 삶의 태도가 홍두식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며 "두식은 자신을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지 않으며, 자발적으로 최저 임금만을 받으며 살아간다. 스스로가 원할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도 스스로가 결정한다. 그는 세속적인 행복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찾는 인물"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작가의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는 책 선정은 스토리에 힘을 더한다. 여기에 소소한 스토리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 전체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로코물 특유의 티키타카를 주고 받는 인물들이 내면을 표현할 때 갑작스러운 캐릭터 전환 대신 문학작품을 통해 유연하게 몰입을 유도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편 ‘갯마을 차차차’는 홍두식과 윤혜진의 러브라인이 급물살을 타며 지난 26일 전국 평균 시청률 11.4%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기준)

사진=tvN '갯마을 차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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