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한가위의 상징은 무엇일까. 아름다운 보름달, 송편 빚기, 한복,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 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한편 ‘잔소리 종합선물세트’ 및 명절 선물 부담, 남들 다 쉬는 날에 일해야 하는 괴로움 등에 한 번 더 ‘의문의 1패’를 당하는 이들도 있다. 

어디에 속하든 간에, 추석 연휴에도 혼자 지내는 ‘혼추족’ 또한 제법 늘어나는 추세로 최근 추석의 상징 중 하나다. 

정말 만날 사람이 없어서 ‘혼추족’인 경우도 있겠지만, 1인 가구가 늘면서 자의로 혼자 지내기를 선택하고 여행이나 여가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이러한 ‘혼추족’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혼자 감성을 재충전하기 좋은 전시를 모아봤다. 물론 꼭 혼자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세대를 넘어-수제화 장인’(6/20~10/15)

 

 

서울 경복궁 안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선 특별전으로 ‘세대를 넘어-수제화 장인’이라는 이색 전시가 진행중이다. ‘좋은 구두는 좋은 곳에 데려다 준다’는 말을 믿는 구두 마니아 또는 패션 피플이라면 당장 호기심이 생길 전시다. 수제화 장인들의 삶과 관련된 유물과 사진, 영상 등이 224점 전시된다.

이는 국립민속박물관의 ‘근현대 직업인 생애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수제화 장인들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구두를 신은 고종황제의 사진 및 산악인 허영호의 수제 등산화, 다양한 수제화 제작 도구 등 흥미로운 전시품들이 눈길을 끈다. 전시뿐 아니라 추석 연휴기간 송편 빚기, 매 인형, 고무신, 청사초롱 만들기 등의 전통문화 체험도 마련된다. 추석당일(24일)은 휴관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특별전 균열II'(9/18~2019/9/22)

 

배우 한혜진.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특별전 균열II: 세상을 향한 눈, 영원을 향한 시선'전을 18일부터 2019년 9월 22일까지 MMCA 과천 제 3, 4전시실 및 회랑(2층)에서 연다. 이 전시는 2017년에 이어 올해도 개최되는 '균열' 전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주요작가 작품을 통해 20세기 이후 한국 근현대미술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망한다.

전시 제목인 ‘균열(龜裂)’은 빈틈없이 꽉 짜인 완고한 시스템으로 둘러싸인 현실의 벽에 끊임없이 균열을 가하는 예술가들의 행위와 이들의 근본적인 존재 의미를 상징하는 핵심적인 단어이다. ‘세상을 보는 눈’과 ‘영원을 향한 시선’이라는 두 가지 대비되는 주제를 통해 예술가들이 시도하는 ‘균열’의 양상을 조망한다. 전시의 기획의도와 출품작을 소개하는 MMCA 토크 및 워크숍 등이 진행되며, 전시의 가이드투어는 배우 한혜진이 목소리 기부를 해 눈길을 끈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날씨의 맛’(6/20~9/30)

 

 

서울시립미술관의 남서울 분관인 남서울미술관은 과거 벨기에 영사관 건물로, 1900년대 초에 지어진 서양 고전주의 건축물이어서 건물 자체가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때문에 도심, 특히 번화한 강남에서 가까운 곳임에도 호젓하게 혼자 방문하기 좋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현재 일상 속에서 당연히 접하는 존재인 ‘날씨’를 음미하고 날씨와 인간이 맺어온 역사와 미래에 대해 숙고하는 전시 ‘날씨의 맛’이 열리고 있다. 날씨 관련 요소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부터, 오래 전부터 인류 문명에 개입해 온 날씨의 다층적인 의미에 주목한 작품까지 다채로운 날씨 관련 전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무료 전시로 주머니 부담도 없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오! 에르베 튈레 색색깔깔展’(7/21~10/21)

 

 

프랑스 최고의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겸 창의예술가인 에르베 튈레의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작가의 미공개 작을 포함한 회화 작품은 물론,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감성과 감각을 활용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복합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그림책과 현대미술의 만남으로 표현한 독창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오브제와 영상을 활용한 작품, 한국 전시만을 위해 한국에서 직접 창작한 작품 등 원본 작품 500여 점을 선보인다. 보고 듣고 만지는 등 오감을 활용한 작품 경험이 가능해 지루한 전시 관람에 싫증난 이들에게 활력을 줄뿐 아니라, '색색깔깔 예술체험 프로그램 - 에르베 튈레 창의 예술 아틀리에'를 통해 체험 활동도 가능하다. 

 

★대림미술관, ‘나는 코코 카피탄, 오늘을 살아가는 너에게’(8/2~2019/1/27)

 

스페인의 26세 ‘영 아트 스타’ 코코 카피탄(Coco Capitán)의 아시아 최초 전시회가 디자인 및 사진 전문 핫플레이스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나이키, 컨버스는 물론 멀버리, 메종 마르지엘라, 미우미우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온 코코 카피탄은 지난해 명품 브랜드 구찌의 ‘영 아트 스타’로 발탁되며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탄 작가다.

‘패션 없는 패션사진’으로 브랜드의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할 정도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솔직하고 대담하게 자신을 표현해 온 코코 카피탄의 사진, 페인팅, 핸드라이팅, 영상, 설치 등 총 15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20대 젊은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은 전시 제목처럼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어,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갤러리아포레 MMM, ‘슈가플래닛’(8/10~2019/4/7)

 

 

단 맛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미각 자극 전시도 있다. 설탕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통해 과거의 달콤했던 기억과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 ‘슈가플래닛’이다. 2017년 흥행 전시 1위 앨리스:인 투 더 래빗홀을 기획한 미디어앤아트의 2번째 시리즈로, 슈가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공간과 메시지, BGM, 영상 등을 선보인다.

또한 최근의 체험 전시 트렌드에 따라,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닌 직접 느껴볼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포토 스팟은 물론, 다양한 글귀들이 감성을 일깨워주는 설탕 냄새 가득한 공간은 기억 속의 가장 달콤했던 추억과 오감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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