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씨가 일을 저지를 것이라는 걸 주민들은 알고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중앙일보는 진주 가좌주공아파트 방화-흉기난동 피의자 안인득씨가 1년 전부터 증세가 심각했다며 주민들이 이를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아파트 302동에 사는 주민은 3월 8일에 안인득씨와 마찰을 빚어 인근파출소에 신고했다. 그는 “가족들과 아파트 주차장을 지나가는데 젊은 남성이 계속 쳐다봤다. ‘왜 쳐다보냐’고 했더니 다짜고짜 욕을 하고 집 앞까지 따라오길래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안씨는 이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5건의 경찰 신고를 당했다. 4건은 안씨 집 바로 위층인 506호 주민이 신고했다. 나머지 한 건은 302동 주민과의 마찰이었다. 경찰은 서로 주먹을 휘두르거나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4건은 사건 처리를 하지 않았다. 506호 주민이 신고한 오물 투척 난동에 대해서만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사건 처리가 진행 중이다.

302동 주민은 “안씨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을 이 동네 주민 상당수가 알고 있었다”며 “경찰 신고를 해도 아무 조처를 해주지 않아 주민들 사이에서 ‘누구 한 명 죽어 나가야 경찰이 움직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안씨의 이상 증세는 지난해 여름부터 심각해지기 시작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이 아파트에서 4년째 청소일을 하는 유모씨는 “안씨가 2015년 12월 이사 왔을 때에는 아파트에 비치된 운동기구를 이용하고 이웃 주민과 인사하는 등 정상적인 모습이었다”며 “여름이면 열어두던 현관문을 지난해 여름부터 한 번도 열지 않더니 그때부터 자신의 집 베란다에 서서 고함을 지르고 욕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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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는 지난해 9월 26일 대변과 소변을 섞은 오물을 엘리베이터와 506호 주민 현관문에 뿌렸다. 또 올해 2월 28일 그는 출근길에 나선 506호 주민에게 계란을 던져 신고를 당했다. 3월 3일과 3월 12일에도 506호 현관문에 간장 물과 커피를 섞은 물을 뿌렸다. 506호 주민이 집 앞에 설치한 CCTV에 3월 12일 오물 투척 난동이 찍혔고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로 안씨를 입건한 상태다.

집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안씨는 조현병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살도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씨는 “안씨가 처음 이사 왔을 때에는 살이 통통했는데 올해 초에 보니깐 몸이 삐쩍 말랐더라”며 “젊은 나이에 혼자 살다 보니 우울증이 와서 베란다에서 고함을 지르고 횡설수설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4시 30분 방화와 살인 사건이 벌어지자마자 주민들은 안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이 아파트 302동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표모씨는 “올해 4월에만 안씨가 베란다에서 고함치는 모습을 2차례 목격했다”며 “17일 새벽 소방차와 경찰차 출동 소리에 아파트 주차장으로 뛰쳐나온 주민들이 한목소리로 ‘안씨가 결국 일을 냈구나’고 말할 정도로 안씨의 이상증세는 심각했다“고 말했다.

2010년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을 받은 안씨는 2016년 7월까지 진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지만 이후 어떠한 치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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