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캅스’는 시작도 전에 ‘젠더논란’ ‘남성 역차별’ 등 다양한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시나리오 예상’이라 하며 ‘걸캅스’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논란에 대해 정다원 감독은 “그분들도 우리 영화를 보신다면 생각이 달라지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은 분명 이유가 있었다. 일단, 이 영화는 그 '시나리오 예상'과는 좀 다르다.

#1PICK: 현실 맞춤형? 소름 돋는 싱크로율

‘걸캅스’는 집에서는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거리기 바쁜 시누이 지혜(이성경)과 올케 미영(라미란)이 경찰민원실에 방문했다가 사건을 접수하기 전에 자살해버린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다.

사실 ‘여성’이라는 사실을 빼면 흔히 봤던 형사를 주제로 한 영화와 비슷한 맥락을 지녔다. 그러나 ‘걸캅스’는 최근 불거진 불법 촬영물 사건과 클럽, 마약 사건 등을 연상하는 장면을 통해 더욱 현실 공감이 가능하게 다가갔다.

이에 대해 정다원 감독은 “지난 여름에 촬영했던 영화지만 이후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몰랐다”고 당혹감을 표하기도 했다. 영화는 사회에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를 실감 나게 묘사하지만 ‘히어로’ 미영과 지혜를 통해 현실과는 달리 통쾌한 해결을 보여준다. 악당에게 날리는 한방은 답답한 우리 사회에 사이다를 준다.

#2PICK: 유치하지만 유쾌한 캐릭터들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다루지만 배우, 감독이 입을 모아 말했듯이 이 영화는 오락 영화의 맛을 놓치지 않는다. 최수영은 욕쟁이 해커 장미를 맡아 현란한 키보드 솜씨로 후방 지원을 든든히 한다.

말도 안 되는 전개들이 계속되지만, 오히려 B급 코미디를 당당히 표방하듯이 막 나가는 모습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기가 센 동생과 아내 사이에서 날마다 치이는 ‘눈새’ 남편 지철을 맡은 윤상현은 이 영화의 웃음 폭탄을 담당한다. 그는 나오는 장면마다 지질함 극치의 모습을 보이며 극을 유쾌하게 만든다.

잘나가는 형사였다가 이제는 민원실 퇴출 0순위가 되어 버린 미영 역의 라미란은 거침없는 액션은 물론 주특기인 생활연기까지 소화하며 ‘역시 라미란’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성경은 정의감은 누구보다 최고인 꼴통 형사 지혜가 진정한 경찰로 성장하는 모습을 잘 담았다. 또한 영화에는 예상치 못한 카메오들이 대거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3PICK: 가볍지만 메시지만큼은 가볍지 않은 영화

여전히 디지털 성범죄가 만연하며 이를 둘러싼 연예인들의 불법촬영 유포 사건, 클럽에서의 마약과 성범죄 사건은 우리의 현실이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피해 입는 이들이 분명 어딘가에서 생존하고 있다.

‘걸캅스’는 유쾌하고 보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는 영화지만 담고 있는 주제만큼은 가볍지 않다. “가장 비열하고 추악한 범죄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유쾌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 정다원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는 답답한 현실을 유쾌하게 풀었다. 유쾌하게 풀어낸 현실은 공감을 자아내며 경각심을 주기 충분했다. 

한편 ‘걸캅스’는 5월5일 개봉하며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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