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셰어하우스 생활의 서막이 오르고 낯선 환경에 대한 설렘과 기대, 걱정이 한번에 휘몰아쳤다. 단 두 명이 사는 집이지만 공동체는 공동체였다.
여태껏 기숙사, 원룸, 투룸 등 온갖 주거 형태를 경험해왔지만 셰어하우스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 생활에서 내가 얻을 것과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냥 뛰어들어 보는 수밖에 없었다.
STEP 3. ‘공동체’ 룰 정하기
내가 살게 된 호에는 방 두 개가 있었고 나는 부엌 옆 방을 선택했다. 하우스메이트(이하 ‘하메’) Y양은 거실 옆에 있는 방을 골랐다. 이사를 마친 우리는 집을 함께 꾸려가며 공동생활에 필요한 룰을 정하기 시작했다. 셰어하우스는 하메들과 함께 살기 때문에 생활에 필요한 물품 구매부터 청소, 빨래 등 집안일과 손님 초대 문제 등 협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생활 방식이 맞지 않으면 하메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는 일이 다반사고 갈등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땐 누구 한 사람이 퇴거하게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셰어하우스 생활을 다룬 드라마 ‘청춘시대’처럼 마냥 끈끈하고 낭만적인 생활을 기대하는 건 금물이다.
하메와 나는 먼저, 집안일에 관한 규칙부터 정했다. Y양의 빨래 주기는 일주일에 한 번, 내 빨래 주기는 일주일에 두 번이었다. 꼭 빨래 횟수를 정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그때그때 수건이 떨어지기 직전에 눈치껏 빨래를 하기로 했다. 물론 한 번 내가 하면 다음엔 하메가 하는 식으로 번갈아 가며 하기로 했다.
설거지와 청소도 마찬가지였다. 개인적인 일이 바빠서 집안일에 참여하기 어려울 때가 있을 수 있으니 서로 부담을 주기보다 각자 편할 때 적당히 집안일을 나눠서 하게 됐다. 오늘 내가 청소기를 돌리면 내일 Y양이 설거지하는 식으로. 그러나 이건 집에서만큼은 관대하게 서로를 믿기로 한 우리 호의 결정이고 셰어하우스의 각호는 명확한 규칙을 정하고 지키지 않을 시 패널티를 부여하는 식으로 공동생활에서 첨예한 집안일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또한 지출 문제에서도 상의가 필요하다. 자취하는 1인 가구라면 두루마리 휴지부터 쓰레기봉투, 세제, 물을 비롯한 식음료 등 그때그때 사야 할 물건이 끝없다는 사실을 잘 알 터다. 두 명이 나눠서 구매하자 혼자 살 때보다 생활용품 지출이 줄어서 좋았지만 소진되는 속도는 두 배로 빨라져서 결과는 같았다.
“물 한 병 남았다. 내가 주문할게.”
“그럼 오늘 내가 들어갈 때 두루마리 휴지 사갈게.”
카톡방에서 때마다 떨어진 물건에 관해 이야기한 후 분담하기도 하고 아예 쇼핑 목록을 정리해서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가기도 했다. 함께 사는 타인이지만 묘하게 가족 같은 모먼트는 이럴 때 가장 잘 느껴졌다.
게다가 셰어하우스 생활이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하메와 일상을 공유하는 즐거움이 생겼다. 두 여성이 함께 사는 이야기를 다룬 책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에서 김하나 작가는 이렇게 썼다.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한집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누그러진다. 서로의 인기척에 자연스레 잠이 깨고 집에서 매일같이 인사가 오가는 게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정말 그랬다. 오밤중 누군가 잘못 누른 도어락 소리에 잠을 설치던 날이 있었는데 셰어하우스 생활은 푹 잘 수 있는 든든함을 선사했다. 설사 창문 밖에서 취객의 고함이 들려와도 웃고 떠들며 그 소리를 덮을 수 있게 됐다.
또 일과를 마무리하고 혼자 맥주 캔을 따는 즐거움도 크지만 두런두런 하루 있었던 일을 나누며 캔을 ‘짠’ 부딪히는 맛도 그 못지않게 즐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혼자든 둘이든 사는 형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에 따라 삶의 만족감은 천차만별이다.
혼자도 꽤 잘 살았지만 둘이 살면서 그전까지 부족했던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며 셰어하우스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재밌는 건 이 집에는 하메뿐 아니라 스무 명의 또 다른 ‘하메’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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