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셰어하우스에 거주하는 스무 명의 또 다른 ‘하메’들의 존재는 신선한 동시에 걱정스러웠다. 애초에 청년 커뮤니티 활성화를 도모하는 셰어하우스긴 하지만 스무 명의 새 인물들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걱정으로 시작했다.
스무 명의 입주자는 한 달에 한 번씩 반상회를 열기로 했다. 공동체 진작과 셰어하우스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첫 반상회가 있던 일요일 저녁, 한 집에 모인 스무 명의 사람들 사이엔 어색함이 감돌았다. 분명 입주자 워크숍 때 자기소개를 했건만 다시 처음 본 것처럼 쭈뼛하는 모양새였다. 다행히 진행자가 있었고 각자의 이사 소식과 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가 풀려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안건 회의가 시작되자 예상보다 반상회에서 공유할 이슈가 적지 않았다. 건물 주차장의 외부인 주차 문제부터 쓰레기 배출, 캄캄한 집 앞 골목길 치안 문제 등 집과 관련한 이슈는 끊임없었고 시간이 부족해 다음번 반상회로 안건을 미룰 정도로 열띤 이야기가 오갔다.
불법 주차는 그때그때 불법임을 고지하기, 무단 쓰레기 배출은 사진 자료를 남겨 신고하기, 치안 문제는 위급 상황 발생 시 연락하기 등 문제점을 발견해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지나가기 일쑤였던 전과 달리, 대화를 통해 안건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해결점을 찾는 과정이 생소한 동시에 즐거웠다.
반상회가 끝난 후 소소하게 야식을 나눠 먹었다. 흡사 학급 토론 같은 분위기로 진행되던 반상회와 달리 뒷풀이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각자 사는 이야기를 나누자 이들이 이웃이라는 사실이 실감 났다. 언제 옆집 사람과 뭘 나눠 먹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 걱정은 기우였고 막 시작한 셰어하우스 생활이 내 자취 인생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란 직감이 들었다.
실제로 그때를 시작으로 동네 친구들이 여럿 생겼다. 오고 가다 현관에서 혹은 계단에서 마주치면 인사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끔 아래층에서 요리를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한 접시 얻어 먹기도 한다. 물론 각자 삶이 바빠서 여전히 한 달에 한 번 고정된 반상회 이상으로 볼 수 없는 이웃들도 있지만 건너 건너 소식을 듣고 작은 응원을 건네며 헐겁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새 셰어하우스에 입주한 지도 6개월 차다. 1인가구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다 공동생활에 접어들며 불편을 걱정했지만 언젠가부터 ‘완벽 적응’해 셰어하우스 생활이 1인가구의 외로움, 치안 등의 문제를 해결해줄 대안적 주거 모델이라 생각하게 됐다.
각자 맞는 삶의 방식, 주거 방식이 있기 때문에 셰어하우스 역시 누군가에겐 사생활 보장이 안 되고 불편한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감히 셰어하우스에 살아보라고 권하지는 않겠으나 주변에 입주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등을 떠밀어줄 것 같다. ‘따로 또 같이’ 사는 즐거움의 포털이 열릴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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