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노트] '차차차' 김선호가 읽던 책 '월든' 의미는

2021-08-30     석재현 기자

드라마를 시청하다보면 등장인물들이 책을 읽는 장면들이 종종 잡히곤 한다.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신 전하거나 혹은 심경을 반영하는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

지난 29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이 광경을 찾아볼 수 있다. 홍두식(김선호)은 낚시하면서 '월든'을 읽고 있었다. 

사진=tvN '갯마을 차차차' 캡처

특히 '월든' 본문 중 '나는 사람의 꽃과 열매를 원한다' 글귀를 클로즈업함과 동시에 생각에 잠긴 홍두식의 표정을 교차하며 담아냈다.

'월든'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스스로 문명사회를 등지고 2년간 월든 호숫가 숲 속에서 생활하면서 진정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해 얻은 결론을 집필한 책이다. 그렇기에 홍두식의 독서 장면에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갯마을 차차차' 신하은 작가는 싱글리스트에 "'월든' 속 '자신의 인생의 확고한 주인이 된다'는 삶의 태도가 홍두식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며 "두식은 자신을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지 않으며, 자발적으로 최저 임금만을 받으며 살아간다. 스스로가 원할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도 스스로가 결정한다. 그는 세속적인 행복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찾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생의 확고한 주인이 되어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두식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 바로 이 '월든'"이라고 덧붙였다. 

사진=tvN, SBS, 화앤담픽쳐스

'갯마을 차차차' 이외 작품 속 등장한 책들이 캐릭터들을 대변한 경우가 많았다. tvN '미생'에선 유능한 신입사원인 안영이(강소라)는 마부장(손종학)의 정치적 간섭으로 자신이 준비한 아이템이 철회되는 씁쓸함을 맛봤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를 읽고 있었고, 영이는 소설로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었다.

'시크릿가든'에선 주인공 김주원(현빈)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독서하는 장면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극 중에서 김주원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란 질환이 있다. 매일 동화 속을 보게 되는 신기하면서도 슬픈 증후군이다. 내가 그 증후군에 걸린 게 분명하다"며 길라임(하지원)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도깨비'에선 드라마 속 등장한 책이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은탁(김고은)이 김신(공유)에게 잠깐 기다리라면서 전한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두 사람간 사랑의 시가 됐다. 특히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구절은 김신의 독백 대사로 유명해졌다.

사진=JTBC

드라마 속에 노출된 책들은 '미디어셀러'로 등극하기도 한다. 2019년 1월 인터파크에 따르면, JTBC 'SKY캐슬' 독서모임서 언급된 도서 '이기적 유전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각각 10%, 100%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노출된 책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SNS 등으로 전파돼 독서 판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든' 또한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재조명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지난 28일부터 시작한 '갯마을 차차차'는 현재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평균 시청률 6.8%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