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부터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27일 방영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은 시작부터 화끈하게 몰아치며 몰입도를 높였고 촘촘하게 구성된 이야기와 강렬한 엔딩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귓속말' 1회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포문을 열었다. 신영주(이보영 분)의 아버지 신창호(강신일 분)는 방산비리 사건을 취재하던 중 살해 누명을 쓰고 체포됐다. 형사인 신영주는 아버지가 음모에 빠졌음을 직감, 배후에 국내 최대 로펌 '태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수사는 조작됐고, 신영주는 담당판사인 이동준(이상윤 분)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지적이고 단아한 이미지인 이보영의 액션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흉기를 든 조폭을 상대로 화려한 격투신을 선보인 것은 물론, 차 액션신과 창문을 깨뜨리는 신까지 소화했다. 열혈 형사 신영주는 위험을 무릅쓰고 아버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이동준에게 전달했다.

이동준은 외압에 굴하지 않는 신념의 판사지만 재임용 탈락 위기에 빠졌다. 그런 이동준에게 '태백'의 대표 최일환(김갑수 분)은 악마의 손길을 뻗으며 신창호에 대한 청부재판을 제안했다.

이동준은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했으나, 흔들리는 미래 앞에서 결국 진실을 외면했다. 신영주는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할 증거도 잃고, 연인에게도 배신당한 채 경찰 직위마저 파면됐다. 이런 신영주를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이동준의 결혼 소식이었다. 이동준이 태백의 사위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신영주는 그를 이용해 아버지의 무죄를 밝히기로 결심했다.

신영주는 무력과 좌절감에 만취한 이동준을 호텔로 데려왔고, 아침에 눈을 뜬 이동준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신영주는 이동준에게 동침 영상을 보여주며, "판사가 선처를 호소하는 피고의 딸을 유인, 겁탈했다면 어떻게 될까? 그 남자의 앞날은? 우리 아빠 데려와야겠어요. 이동준 판사님"이라고 협박했다. 이동준에게 정의를 요구했지만 자신 역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의를 버리는 모습이 씁쓸하면서도 아이러니했다.

'귓속말'은 권력에 짓밟힌 신영주의 좌절과 복수, 권력의 늪에 빠진 이동준의 갈등과 충격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마지막 호텔에서 마주한 두 남녀의 모습은 파격적이면서도,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했다. 위기를 능동적으로 헤쳐나가는 신영주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시원한 '사이다' 맛과 같았다.

2회에서는 태백에 입성한 신영주와 이동준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동준의 목을 조여오는 신영주와 태백 안에서 펼쳐지는 신경전이 쫄깃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첫 회부터 드러난 제작진과 배우들의 묵직한 내공으로 인해 다음 회가 기다려지니 출발은 성공적이었다. 시청률 13.9%(닐슨코리아 집계)로 동시간대 월화극 1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사진출처= SBS '귓속말'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