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지용의 2019년 겨울왕국은 성숙함이다. 오는 12월1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련하는 리사이틀 ‘The Age of Maturity’,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그의 다짐으로 대중의 가슴을 타건한다.

비르투오소에 머무르기보다 클래식부터 팝, 일렉트로니카 그리고 파격의 콜라보와 광고를 종횡무진 섭렵하는 아티스트란 호칭이 더 자연스러운 그가 이번에 선택한 마스터피스들은 베토벤 소나타 ‘템페스트’, 베토벤 ‘에로이카 변주곡’ 그리고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이다.

지용 자신을 피사체로 한 전시회로 삼고, 무대에서의 연주를 하나의 미술작품으로서 관객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관객들은 '전람회의 그림'을 관람하듯, 그가 표현하는 감정을 따라가는 여정에서 나이듦과 더불어 빛이 바래졌거나 바쁜 일상에 치여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자신들의 순수함을 찾아가게 될 전망이다.

부산 출생인 그는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줄리어드 예비학교,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카플린스키를 사사했다. 뉴욕필의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10세의 나이로 최연소 입상한 뒤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 IMG 역대 최연소 아티스트였던 지용은 10대부터 남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서울 시내에서 펼쳐진 ‘Stop & Listen’ 게릴라 퍼포먼스, 발레리나 강수진과의 협업, 직접 춘 춤으로 표현한 바흐(Bach Exhibition, 2013), 팝 아티스트 김태중과 디자인한 ‘Ji-T’ 피아노 협업 등 늘 신선하고 화제였다.

2016년에는 세계적 명성의 아트 바젤(마이애미)에 초청받아 영상과 무용수가 등장하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2017년에는 서울재즈페스티벌 메인무대에 올라 일렉트로닉 음악을 선보였다. 꽃미남 아이돌급 비주얼을 장착한 지용의 활약상은 국내 주요 일간지뿐만 아니라 해외 유력 매체들에서도 앞다퉈 다뤘다.

2018년 1월 워너클래식을 통해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으로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을 출시했고, 기념 투어를 성공리에 마쳤다. 현재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최고연주자 과정에서 변화경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일반적인’ 피아니스트들과 다른 행보를 걸어온 지용은 그 길을 통해 음악에 대한 진실함으로 충만해졌고 성숙해졌다. 현재 자신의 자신을 ‘성숙기’로 정의내리고 이번 리사이틀을 통해 오직 음악 자체가 지닌 순수함에만 몰입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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