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명가 드림웍스의 신작 '보스 베이비'가 국내 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심상치 않은 시크함으로 예고편을 주무르며 관객의 기대감을 증폭시킨 인물 보스 베이비. 해외 개봉 첫 주만에 월드와이드 흥행수익 1억1106만 달러를 달성케 한 보스 베이비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언제까지 옹알대고 있을 것이냐며 전 세계 아기들을 각성시킨 역대급 캐릭터를 스크린을 통해 만나봤다. 

 

 

1. 단연 '보스 베이비'

'보스 베이비'는 7살 형 팀과 굴러들어온 동생 보스 베이비 사이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모험과 감동적인 가족애를 담았다. 머리 숱도 얼마 없는 아기의 '킹스맨' 뺨치는 카리스마는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휘어잡는다. 

천사가 따로 없는 외모의 소유자 보스 베이비는 부모님 앞에선 울고 떼쓰는 영락없는 아기이지만, 형 팀 앞에선 보스 본색을 드러낸다. 치명적인 쿨워터 향이 나는 듯한 여유로운 표정, 그러나 궁둥이에 펴바른 분내는 영락없이 아기다. 블랙 수트에 블랙 타이, 손목에는 롤렉스로 추정되는 고급 시계를 차고 브리프 케이스를 들고 다니는 역대급 반전 캐릭터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웃게 만드는 매력을 퍼뜨린다. 

 

 

2.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한 목소리 케미

늦은 밤 보스 베이비가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에서 처음으로 들어볼 수 있었던 중후한 남성 목소리는 귀여운 아기 얼굴과의 괴리감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소위 '약 빨았다'는 표현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영화를 계속 보다 보니, 어느새 저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면 실망스러울 것 같을 만큼 찰떡같은 목소리 케미를 자아낸다.

섹시하고 근엄한 목소리의 알렉 볼드윈이 보스 베이비 목소리 연기를 맡아 반전 카리스마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볼드윈의 보스 베이비 출연 소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할리우드의 기대를 증폭시킨 바 있다. 여기에 배우 스티븐 부세미, 토비 맥과이어, 그리고 '지미 키멜 라이브쇼'로 유명한 지미 키멜이 목소리 출연을 더하며 화려한 성우 라인업을 구축했다.

 

 

3. 아기는 어디서 올까? '베이비 주식회사'

'아기는 어디서 올까?'라는 세계 만국 아이들의 궁금증으로 '베이비 주식회사'라는 상상을 빚어낸 것 또한 기발하다. '보스 베이비'의 인트로는 아기가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드높은 하늘 위, 무수한 아기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 일렬로 놓인다. 기계들이 자동으로 씻기고, 베이비파우더를 두들기고, 신발을 신기고, 공갈 젖꼭지를 물려준 뒤 검열을 거쳐 자식을 기다리는 가정에 갈 아기들과 베이비 주식회사에서 사원으로 일할 아기를 분류한다. 

보스 베이비는 다른 아기들과는 다른 특이한 천성(?)을 인정받아 베이비 주식회사에서 일하게 되고, '보스' 직책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왕 보스, 대왕 보스급 지위를 얻기 위해 비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아기 행세(??)를 하며 한 가정으로 향하게 된 보스 베이비는 눈치 9단 빅 브라더 팀을 만나게 되는데…

 

 

4. 저출산 시대 관통한 스토리

보스 베이비는 '베이비 주식회사'의 비밀 임무에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았다. 바로 반려견을 향한 어른들의 관심을 다시 아기들에게 돌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팀의 부모님이 일하는 '퍼피 주식회사'의 기밀문서를 빼돌려야 한다. 보스 베이비가 집에 온 뒤 줄어든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팀은 영원히 늙지 않는 강아지 '포에버 퍼피'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보스 베이비와 힘을 합친다.

'보스 베이비'는 아이들이 보는 영화지만, 저출산과 애니멀 피플이 늘어나는 시대 상황을 스토리에 녹여낸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나 가계부채보다 더 풀기 어려운 이슈로 부각된 저출산 문제를 영화 속 점점 늘어나는 반려견 수와 아기들의 수를 비교한 원형 그래프로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저출산 시대를 적극 반영한 영화라고 하기엔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병맛'을 좋아하는 키덜트 입맛에는 딱이다. 사랑받아본 적 없던 아기 보스 베이비와 팀의 형제애는 영화 말미에 아련함을 남기기도 한다. 러닝타임 1시간37분, 전체 관람가, 5월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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