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킹덤2'가 연일 화제다. 특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국형 좀비물을 성공적으로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세계에 K-좀비 경쟁력을 입증시키고 있다. 국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좀비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바, 국내외 좀비물 명작과 이색 작품들을 모아 알아본다.

# 자타공인 좀비 명작들

좀비물 마니아라면 이미 웬만한 작품들은 섭렵했을 것이다. 국내에서 '킹덤' 이전에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K-좀비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다. 기차 안에서의 격렬한 전투와 좀비보다 무서운 인간의 이기심 같은 요소들이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하며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해외에서는 '워킹데드' 시리즈와 '월드워Z'가 가장 대표적인 좀비물로 인기를 얻었다. 미국 AMC 드라마 '워킹데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번의 시리즈를 이어가며 좀비물 대표작으로 군림했다. 국내에서는 스티븐 연의 활약으로 더 화제를 얻기도 했다.

2013년 개봉한 '월드워Z'는 맥스 브룩스의 소설 '세계대전Z'를 원작으로 한다. 브래드 피트 주연으로 개봉당시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원작을 잘 살렸다는 평을 얻었다. 특히 영화에서 좀비떼가 담을 넘어가는 장면 등 압도적 스케일은 단연 영화의 백미다. 여기에 좀비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각국의 상황을 날카롭게 묘사하며 비평적인 측면에서도 호평을 얻었다. 

이외 좀비의 세상에서 홀로 살아남은 남자의 고독과 사투를 그린 '나는 전설이다'와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를 탄생시킨 좀비 시리즈 역작 '레지던트 이블' 등도 자타공인 좀비물 명작 반열에 올라 있다.

# 웃기고 섹시한 좀비? 이색 좀비 영화들

좀비물은 따지고보면 메리 셸리의 1818년 작 '프랑켄 슈타인' 부터 진화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만큼 생사의 경계에 놓은 존재를 다룬 작품은 꾸준히 진화해왔고, 다양한 장르적 접목을 시도했다. 기존 좀비물의 스타일과 다른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다면 좀비를 소재로 다양한 장르와 접목한 이색 작품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2013년 개봉한 '웜바디스'는 아이작 매리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좀비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니콜라스 홀트가 섹시한 좀비 R 역을 맡았다. 영화는 다수 좀비물과 달리 가볍고 밝은 분위기다. R은 아름다운 소녀 줄리를 만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인간과 좀비 사이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지켜주며 세상을 바꾸기 시작한다. 좀비물 특유의 스펙터클함은 부족하지만 따뜻한 좀비물을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의 코미디 장르 '기묘한 가족'이 지난해 개봉했다. 영화는 우연히 좀비를 집에 들인 가족이 그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꿈꾼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등 명배우들이 합세하며 기대를 모았다. 비록 영화 완성도에 아쉬움을 남기고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좀비를 새롭게 표현하고 활용한 시도가 인상적이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는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고전 멜로 명작인 '오만과 편견'에 붙은 좀비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 궁금하다. 릴리 제임스 주연의 영화는 19세기 좀비의 공격이 시작된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여성 중심 액션과 좀비떼 틈에서도 사랑을 찾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고전미와 더해져 신선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를 시도한 만큼 적절히 녹아들었는지는 호불호가 갈렸다.

최근 거장 짐 자무쉬 감독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좀비영화를 탄생시켰다. 환경 파괴로 시작된 좀비의 창궐은 공포와 스릴을 담은 좀비물은 아니다. 감독 고유의 스타일대로 커피, 와인, 와이파이를 찾는 좀비의 모습을 통해 인간과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아냈다. 아담 드라이버, 틸다 스윈튼, 빌 머레이 등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느리고 여유로운 영화의 진행은 긴박한 좀비물을 기대한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사진=각 영화,드라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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