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하락을 끌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알뜰주유소의 유류 공급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임박하며 이들의 갈등은 정점에 달했다.

실제로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 회원들이 지난 3월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 이명박 정부때 만든 정책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의 지원과 저리의 운영자금 대출 등으로 소비자에게 싼값에 기름을 공급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주유소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의 후생 증대로 이어지는 대신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정유업계는 주장한다. 특히 주변 일반 주유소들의 경영 악화를 낳아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 이명박 정부의 간판 정책 중 하나였던 알뜰주유소 정책이 강화될지, 폐지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자 계약 8월 만료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와 알뜰주유소의 위탁운영 계약 연장을 볼모로 기름을 최저가에 판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공기업의 전형적인 갑질 횡포이자 불공정거래 행위”라고 주장했다.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한국석유공사는 2015년 8월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자와 계약을 했는데 당시 계약 기간이 2년이어서 곧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입찰 공고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이미 입찰 공고가 났어야 하는데 아무 소식이 없는 데다 정권이 교체되는 과도기이다 보니 정유업계는 향후 이 정책의 운명에 관심이 높다.

 

◆ “알뜰주유소로 기름값 인하 안돼”

정유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를 취지대로 운영하려면 기름값 등이 제대로 관리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며 "세금은 들어가면서 실제 기름값 인하 등의 효과는 엄밀하게 검증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홍우형 부연구위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알뜰주유소 진입 이후 인근 경쟁 주유소들의 가격 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경쟁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석유공사는 이달 중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자 선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사진 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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