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방송인 이효리가 음악 분야에서도 트렌드세터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화제의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비-유재석과 함께 혼성 댄스그룹 ‘싹쓰리’를 결성한 이효리는 방송 내내 일반 대중들에게는 낯선 실력파 젊은 뮤지션들을 줄소환해 스포트라이트를 부여했다. 지난 12일 개별 보컬 테스트에서 '다운타운 베이비'란 낯설지만 매력적인 곡을 중저음의 목소리로 읊조리듯 불러 귓전을 자극했다.

힙합가수 블루(BLOO)가 2017년 12월 발표했던 이 곡은 2년 6개월만인 오늘(16일) 오전 8시 기준 지니뮤직, 벅스 등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멜론에서는 13위를 기록했다. 전날 발매된 글로벌 걸그룹 아이즈원의 '환상동화'를 비롯해 아이유와 슈가의 협업곡 '에잇', 트와이스의 '모어 앤드 모어'(MORE & MORE), 헤이즈 '작사가' 등을 모두 제쳤다.

이 곡은 블루의 첫 미니앨범(EP) '다운타운 베이비'의 동명 타이틀곡이다. 미국 LA 다운타운에서 겪은 연애담을 담은 노래로, 중독성 있고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앞서 팀과 활동 곡의 콘셉트를 정하던 논의 테이블에서도 이효리는 뉴트로 음악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는 박문치, 힙합 뮤지션 코드쿤스트 등을 호평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이효리는 유재석과 비에게 "박문치나 기린 같은 아티스트가 요즘 친구들에게 핫하다"고 강조했다.

코드쿤스트(왼쪽)와 박문치/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캡처, 박문치 SNS

박문치는 뉴트로 DNA가 흐르는 1996년생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1980~90년대 감성을 녹여낸 복고풍 노래 '네 손을 잡고 싶어' 등을 발표했다. 기린은 솔리드의 90년대 R&B 스타일부터 듀스의 재림같은 90년대 힙합까지 아우르는 아티스트다.

후속 방송에서 박문치는 지코와 함께 싹쓰리를 위한 샘플 음악을 준비해와 직접 연주를 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코드쿤스트는 지난 12일 이효리의 뷰캐 린다G가 픽(Pick)한 작곡가로 등장했다. 최근 ‘핫’한 프로듀서이자 90년대 음악을 사랑하는 코드쿤스트의 작업실을 찾은 린다G는 여러 장르의 곡을 들어본 뒤 만족감을 표시하더니만 내친 김에 개인 솔로곡까지 의뢰하는 야망캐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분야별 덕후들이나 음악 관계자들에겐 유명한 인물들이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낯설었던 젊은 실력파 뮤지션들을 쏙쏙 뽑아내는 이효리의 선구안에 대해 놀라움과 더불어 과거 자신의 솔로 앨범을 프로듀싱했던 경험치, 평소 트렌드를 놓치지 않은 채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들어온 공력이 느껴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