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이른바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작품들이 줄지어 고배를 마시고 있다. 특히 군제대 후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던 이민호 주연의 SBS ‘더 킹-영원의 군주’, 김수현 주연의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눈길을 끈다.

사진=SBS '더 킹-영원의 군주',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한 회 만에 시청률 1.4%가 빠져나갔다. 물론 나쁜 평가만 있는 건 아니다. 배우 면면을 살펴보면 크게 흠잡을 구석이 없어 보인다. 김수현은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반사회적 인격 성향의 동화작가라는 난해한 설정에도 서예지는 의상과 연기톤 등으로 다채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극적인 과장 없이 ASD 환자 문상태를 완벽하게 구현해 낸 오정세의 연기 역시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불친절한 전개와 실험적인 연출은 극의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단순히 개개인의 기호에 따른 ‘재미’의 문제는 아니다. 드라마의 강점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판타지적 요소는 오히려 시청 방해 요인으로 작용했다.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가운데 캐릭터들의 물성은 강하지만 전개가 다소 느리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서 높은 기대 속에 시작해 아쉬운 성적표를 남긴 ‘더 킹’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이민호, 김수현 각각 한류스타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톱스타들의 ‘군백기’ 후 복귀작이라는 점 외에도 판타지 기반 로맨스라는 부분이 맞닿아있다.

‘더 킹’ 역시 첫 회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흥미를 유발했던 평행세계가 몰입을 방해하며 11%대로 시작한 시청률은 한때 6%대까지 곤두박질쳤다. ‘더 킹’의 경우 판타지적 판타지적인 요소만 문제가 됐던 건 아니다. 스타작가 김은숙이라는 타이틀에 이민호, 김고은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다 보니 여느 작품보다 큰 관심을 받았고, 그만큼 부수적인 논란들이 뒤를 이었다.

사진=tvN

이 같은 수순을 ‘사이코지만 괜찮아’ 역시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우선 첫 주 방송에서 고문영의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섰고, 시청자들의 시선이 주연 4인방 뿐 아니라 김주헌이나 강기둥 등 다채로운 캐릭터에게로 다양하게 분산되는 것도 긍정적인 반응으로 읽힌다. 주말극을 제외하면 하반기 들어 뚜렷한 흥행 성적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안방극장에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반등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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