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이병규가 정든 그라운드를 공식적으로 떠난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간 8차전 맞대결에서 이병규 은퇴식 및 영구 결번식을 진행한다.

지난 1997년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프로 생활 20년 중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2007~2009년) 시절을 제외하고는 무려 17년 동안 LG에서만 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데뷔 시즌부터 이병규는 슈퍼스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입단 첫 해 타율 3할5리 151안타 7홈런 69타점 23도루를 기록한 그는 신인왕을 차지하며 탄탄한 프로의 길을 예고했다.

화려한 첫 발 이후, 이병규는 1999년에는 30홈런-31도루를 기록하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 중 최초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1999년을 시작으로 2001년까지 3년 간 최다 안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병규하면 떠오르는 건 꾸준함이다. 입단 첫해부터 무릎 수술을 한 2003년을 제외하고 2006년까지 꾸준히 세 자릿수 안타를 쳤다. 2007년 잠시 3년 간 일본으로 갔다가 2010년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 이병규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3년 타율 3할4푼8리를 기록하며 최고령 타격왕에 올라 LG의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그해 7월5일에는 목동 넥센전에서 역대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 7월3일 잠실 한화전부터 7월 10일 잠실 NC전까지 10타석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은 이병규에게도 점점 그라운드를 떠나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2014년 개인통산 2000안타 기록을 작성했지만, 잔부상에 점차 출장 시간이 줄어들었다. 2015년 54경기에 그친 그는 지난해 팀이 리빌딩에 들어가면서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이병규가 1군 타석에 들어선 것은 딱 한 차례. 10월8일 LG와 두산의 시즌 최종전이었다. 이날 이병규는 4회 대타로 경기에 나섰고, 마지막 타석까지 인상적인 면모를 남겼다.

이병규의 상대는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로 그해 28경기 나와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로 정규시즌 MVP에 오른 1등 투수였다. 이병규는 니퍼트의 기에 눌리지 않고 빠른 공을 받아쳐 안타를 기록했다. 이병규는 곧바로 대주자 교체됐다.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선수' 이병규의 뒷모습에 인사했다.

2016시즌 종료 후 이병규는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1741경기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 147도루 타율 3할1푼1리. 골든글러브는 외야수 6회, 지명타자 1회를 수상했다. 타격왕 2회, 최다안타상 4회, 득점상 1회와 2011년 올스타전 MVP 수상, KBO리그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만 38세 8개월 10일)와 연타석 최다 안타(10안타). KBO리그 17시즌 동안 이병규가 남긴 성적표다.

LG는 이병규를 위해 은퇴식과 함께 영구결번 의사를 전했다. 김용수의 41번에 이은 LG 구단 역사상 두 번째이자 야수로는 최초다.

 

사진=뉴스엔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