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3’ 최종 결승전 1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3팀 가운데 1위는 라비던스(존노, 고영열, 김바울, 황건하)가 차지했다. 점수 비중이 큰 2라운드(오는 7월 3일)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과연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단을 뽑는 ‘팬텀싱어’ 시즌3의 최종 우승은 누구에게로 돌아갈까.

26일 방송된 JTBC ‘팬텀싱어3’ 결승전 1차전 첫 번째 무대에서 라비던스는 남도민요 ‘흥타령’ 한의 정서를 4중창으로 재해석했고, 두 번째 무대에서는 시각장애 팝스타 스티비 원더의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라틴풍 음악 ‘어나더 스타(Another Star)’의 소울을 펼쳐냈다.

‘흥타령’은 600점 만점에 무려 591점을 챙겼으며 ‘어나더 스타’는 584점을 받아 총점 1175점으로 2위 레떼아모르(길병민 김성식 박현수 김민석)의 1150점, 3위 라포엠(유채훈 최성훈 박기훈 정민성)의 1148점을 여유롭게 앞섰다.

심사위원의 점수를 훔쳤을 뿐만 아니라 역대 입상자들의 마음까지 스틸했다. 이날 초대된 시즌 1, 2 참가자들은 라비던스의 두 무대에 눈시울을 붉히거나 넋 나간 표정을 지으며 직관했고, 공연이 끝난 뒤 “브라비”와 기립박수로 축하했다.

결승 1차전 30%(프로듀서 점수 15%+온라인 시청자 투표 15%), 다음주 생방송으로 진행될 2차전 70% 점수 합산으로 1~3위가 가려진다. 1차전 결과만 가지고 승부를 예상하기엔 이르고, 얼마든지 30%의 점수는 뒤바뀔 수 있다. 결승전에 오른 3팀 12명의 기량 차이가 별반 없을 정도로 우수한 데다 시즌2 우승팀 포레스텔라도 결승 1차전에서 3위를 했다가 역전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럼에도 라비던스를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는 이유는 팀 명칭대로 미(美)친 음악으로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어서다. 경연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선곡’에 있어 소리꾼 고영열과 테너 존노는 이미 몇차례 호흡을 맞춘 과정에서 탁월함을 보여줬다.

두 가창자 모두 자신의 전공 영역(국악, 성악)에 갇혀있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이다. 국악부터 가요, 팝, EDM, 힙합, 월드뮤직 그리고 성악까지 자유자재로 섭렵할 수 있다. 이런 시도에 있어서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포인트는 고영열과 존노의 그 장르에 녹아드는 다채로운 창법 구사력과 그루브다.

시즌 1, 2와 3에 참여한 대다수 경연자들이 클래시컬하고 웅장한 ‘팝페라’ 레퍼토리에 치중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여기에 바리톤 음역대의 ‘젊은 피’ 뮤지컬배우 황건하와 ‘인간첼로’로 통하는 베이스 김바울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시즌3까지 이르게 된 만큼 세계를 호령하는 K-팝처럼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기 위한 경쟁력에 있어서도 국악인 고영열이 포진한 라비던스의 색깔은 매우 창의적이고 개성적이다. 세계적인 남성 팝페라 그룹 일디보를 비롯해 일볼로, 블레이크 등에서 접할 수 없는 음악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가능성을 라비던스는 이번 결승 1차전 두 무대에서 너끈히 입증했다. 한국의 한(恨)과 해외 소울(Soul)의 정서가 어떻게 목소리로 버무려지면서 리스너들에게 깊은 감흥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서구의 팝페라 음악에 익숙해 있던 가수나 청자 입장에서 '진짜가 나타났다'는 기분이 드는 이유다.

사진=JTBC '팬텀싱어3'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