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10일 새벽 사망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조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류호정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며 고소한 비서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는 피해자를 '당신'이라고 칭하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사람들의 애도 메시지를 보고 읽는다.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오셨는지 다시금 확인한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류호정 의원은 "존경하는 사람의 위계에 저항하지 못하고 희롱의 대상이 돼야 했던 당신이, 치료와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서야 비로소 고소를 결심할 수 있었던 당신이, 벌써부터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 '굿 윌 헌팅'에 등장하는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명대사를 꼽으며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다시 회자 됐던 이 말을 닿을지 모르는 공간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를 당신에게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오늘의 충격에서 '나의 경험'을 떠올릴 '당신들'의 트라우마도 걱정이다. 우리 공동체가 수많은 당신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덧붙여 2차 피해를 막을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진=류호정 의원 페이스북

그러면서 "저는 (박원순 시장을)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나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프다.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새벽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종신고 약 7시간만에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박원순 시장의 전 비서 A씨가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과거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A씨는 박원순 시장에게 지난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면서 A씨의 고소사건은 수사를 진행하지 못한 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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