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홍보사 ‘퍼스트 룩(1st Look)’의 이윤정(39) 대표와 강효미(38) 이사. 영화와 관객을 이어주는 가교이자, 영화를 최상의 상품으로 판매하기 위한 최전방 공격수다.

환상의 싱글 복식조는 2012년 ‘도둑들’을 시작으로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변호인’(2013), ‘명량’(2014) 그리고 올해 ‘베테랑’까지 천만 영화 5편의 홍보를 책임졌다.

 

 

 

솔 메이트의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지고 있는 한남동 소재 오피스텔, 10년 역사를 지닌 ‘싱글의 방’은 직원 9명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 회사 선후배, 2005년 3천만원 종자돈 삼아 창업

명필름 마케팅실에서 선후배로 근무했던 두 사람은 각각 5년차, 3년차이던 2005년 11월 3000만원을 종자돈 삼아 창업했다. 신사동 세로수길의 보증금 500만원짜리 월세 원룸 사무실에서 창립 멤버 3명으로 출발했다.

“회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세상에서 모진 풍파를 맞아봐야 성장할 수 있을 거 같았어요. 우리의 능력으로 진검승부를 겨뤄보고 싶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른 길을 찾자는 무모한 마음이었어요. 어렸을 때라 깨지거나 좌절하는 걸 꺼려하지 않았던 거죠.”

 

 

 

첫 작품 ‘방과 후 옥상’ 이후 ‘다세포소녀’ ‘어거스트 러시’ ‘추격자’ ‘아이언 맨’ ‘7급 공무원’ ‘미션 임파서블4’ ‘완득이’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한국영화와 외화, 저예산 영화와 블록버스터 가리지 않고 주물렀다.

영화 장르와 콘셉트를 바탕으로 관객층 분석, 시기별 PR전략 및 방법 수립, 예고편 포스터 등 광고물 제작, 매체 홍보, 프로모션 행사 진행을 아우르는 홍보마케팅 영역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깔끔한 업무처리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다세포 소녀’ 주연 여배우 김옥빈의 ‘흔들려’ 동영상,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진행한 ‘도둑들’ 레드카펫 행사, ‘광해, 왕이 된 남자’ 당시 설민석 강사의 역사강의 동영상, ‘여대 어택’ 이벤트 등은 두 사람의 제안으로 탄생했다.

 

 

 

 

“회사 이름과 카피(Think First Look Different)가 비전이자 지키고 싶은 색깔이었어요. ‘남들이 안 해봤거나 뻔하지 않은 작품을 찾아보자’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자’를 모토로 꾸준히 해나가다 보니 투자·제작사로부터 제안을 받게 됐고, 이를 성공시키면서 기회가 많아졌죠.”

◆ ‘변호인’ 가장 힘들었던 작품...‘베테랑’ 가장 신명나게 작업  

승승장구하던 ‘퍼스트 룩’은 2010년 가을 돌연 폐업 신고를 냈다.

“일에 치이다보니 리프레시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인생의 또 다른 루트를 모색하려고 했죠. 5개월 동안 쉬고 여행하며 이른 결론은 ‘영화 홍보마케팅은 내가 여전히 좋아하는 일’이란 거였어요. 지금은 끌려가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즐겁게 일하고 있죠.”

복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천만 행진이 시작됐다. ‘도둑들’은 맡았던 영화 중 손익분기점이 가장 높은 대작이라 자다가도 깰 정도로 무서웠으나 개봉 첫 날부터 신기록이 터졌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사건사고가 이어졌음에도 천만 위업을 이뤘다.

 

 

 

‘변호인’이 가장 힘들었다. 정치사회적 이슈, 진영간 해석 등이 즐비해 긴장해야만 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모든 것을 체험한 시간이었다. 실존 인물과 해전 소재, CG효과, 사극 마케팅이 흥미로워 도전했던 ‘명량’은 계획대로 착착 이뤄졌고,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해 뿌듯했다.

그간 읽었던 시나리오 중 가장 재미났던 ‘베테랑’ 작업은 신명났다. 쉽고 전형적인 이야기지만 몰고 가는 힘이 크기에 ‘흥겨움과 통쾌함’을 관객에게 보여주면 성공하겠단 확신이 들었다. 오락영화로써 천만영화 틀(100억원 이상의 제작비, 묵직한 메시지 등)을 깬 점은 시장 측면에서 봤을 때도 의미가 컸다.

◆ 그녀들이 전하는 ‘성공의 법칙’ 다섯 가지

정재영 박보영 주연의 ‘열정같은 소리하고있네’로 올해 홍보를 마감한 두 사람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전문적 콘텐츠와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짜는 컨설턴트”라고 정의한 뒤 “앞으로 만나는 새로운 영화에게 믿음을 주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오늘도 수많은 이들이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스타트업 회사를 키우려 애면글면한다. 그 길을 지나온 이윤정 강효미가 전하는 '성공의 법칙'에 귀 기울였다.

첫째.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두려움 없이 가보라

둘째. 꿈과 도전을 포기하지 말라

셋째. 젊은 날의 실패와 성공을 같은 이름으로 받아들여라

넷째. 실력이 부족해서 실패할 수 있다. 실패하면 실력을 키워 다시 시작하라

다섯째. 인간관계와 감정에 미숙하다보니 파트너와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공적·사적인 일의 경계선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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