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스타 O.J. 심슨(70)이 가석방된다. 

전처 살해 혐의로 기소돼 무죄 평결을 받았다가, 강도와 납치 혐의로 복역 중인 미국 풋볼 스타 O.J. 심슨(오린설 제임스 심슨, 70)이 오는 10월 1일 가석방될 예정이다. 관련해 미제사건 'OJ 심슨 사건'도 관심을 받고 있다. 

미 네바다 주 가석방심의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4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심슨에 대한 가석방을 허용했다. ABC와 NBC, CNN, 폭스뉴스, MSNBC, HLN, ESPN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이날 가석방 결정 여부를 위한 공청회를 생중계로 실시간 보도했다.

 

OJ 심슨은 누구?

OJ 심슨은 1970년대 미국 프로풋볼(NFL) 스타 선수였다. 그는 1994년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배심원들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내렸으나, 이후 희생자 유족들이 1997년 심슨을 구타와 살인 혐의 등으로 고소해 민사재판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심슨은 2007년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다음해 최고 33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9년간 가석방 금지 처분도 함께 받았다.

 

OJ 심슨 사건, 왜 미제사건일까 

'OJ 심슨 사건'(전처 살인사건)은 미국 범죄사의 대표적 미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심슨이 과거 전처를 폭행한 전력, 전처와 연인의 피가 묻은 양말이 심슨의 침실에서 발견됐다는 것, 범행 현장과 심슨의 저택에서 각각 한 짝씩 발견된 피 묻은 가죽장갑, 사건 현장 후문에서 발견된 심슨의 피 등 수많은 증거를 토대로 심슨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심슨의 변호인단은 경찰과 검찰이 증거 채취 중에 벌인 실수를 발견했다. 장갑의 묻은 피는 심슨의 것이 맞았으나 혈액 보존제 성분도 함게 검출됐고, 대조 자료로 채취한 심슨의 혈액 중 일부가 사라졌단 것이 드러났다. 또한 장갑을 발견한 경찰이 과거 인종차별 전력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증거 조작 의심을 받게 됐고, 재판은 전환점을 맞았다. 

반면 톱스타였던 심슨이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리고 해당 사건을 인종차별 문제로 몰고 가 유죄를 무죄로 만들어냈다고 보는 주장도 있다. 당시 기소 검사였던 크리스 다든은 "내가 맡았던 어떤 사건보다도 증거가 많았다"면서도 "(검찰, 경찰의) 실수가 너무 많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심슨은 2건의 살인 사건에서 빠져나갔다. 그는 두 사람을 죽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다른 논란들 

재판 당시 언론은 OJ 심슨을 두고 "미국 근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살인 용의자"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OJ 심슨 사건은 미국 재판 제도 전반에 대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심슨이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히는 과정, 113일에 걸친 재판 과정을 121대의 카메라가 19개 채널에서 방송됐다.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미국인의 91%가 선고 장면을 봤고 그 경제적 비용은 4억 8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비생산적인 30분이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사건은 미디어 재판 공개 문제, DNA 증거, 유명인사의 역할론 등 다양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미제사건뿐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는 OJ 심슨 사건 관련 내용은 변호사 권영법이 지은 책 '합리적 의심',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컴백1990-OJ 심슨은 어떻게 무죄가 되었나' 편에서도 자세하게 다뤘다. 

사진=YTN, 내셔널지오그래픽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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