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예체능’부터 ‘뭉쳐야 찬다’까지 이어진 스포츠 예능에 신선한 물결이 일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이 자신의 주 종목 또는 비슷한 종목을 가지고 대결을 펼쳐왔던 기존의 예능들과 다르게 ‘위캔게임’과 ‘축구야구말고’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려고 한다.

사진=KBS '위캔게임' 제공

9일 첫방송되는 KBS2 ‘위캔게임’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안정환과 이을용이 e축구에 도전하는 ‘e런 축구는 처음이야’와 가수 딘딘 모자와 전 야구선수 홍성흔 가족이 게임으로 소통하며 세대간 갈등을 극복하는 ‘찐가족오락관’ 코너로 구성돼 있다.

눈에 띄는 건 스포츠 스타들의 게임 도전이다. 안정환과 이을용은 직접 그라운드에서 대결을 펼치지 않고 게임 속 그라운드에서 손가락으로 축구를 한다. 온라인 필드에서 쪼렙인 이들이 세계 최대 규모 게임 대회 출전을 통해 만렙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축구 팬들은 그동안 스타들을 우러러보며 그들의 플레이를 현실에서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게임을 통해 안정환, 이을용 캐릭터를 플레이하며 그들과 동화됐다. 이젠 스포츠 스타들이 축구 팬들과 같은 선상에 서게 된다. ‘축구 선수들이 축구 게임도 잘할까?’라는 물음에 해답을 내놓는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축구 경기장에 관중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에서 ‘위캔게임’의 온택트 게임 플레이는 어느 정도 축구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지 않을까 싶다.

사진=KBS '축구야구말구' 제공

11월 2일 첫방송되는 KBS2 ‘축구야구말구’는 야구, 축구 양대 레전드인 박찬호와 이영표가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있는 일반인 생활 체육 고수를 찾아 떠나며 운동선수 출신의 명예를 걸고 재야의 고수들과 한 치의 양보 없는 진검 승부를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위캔게임’이 온택트라면 ‘축구야구말구’는 직접 사람들을 만나며 대결을 펼친다. 또한 현실 축구에서 온라인 축구로 옮긴 ‘위캔게임’과 비교해 ‘축구야구말구’는 박찬호, 이영표의 주 종목인 야구, 축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로 일반인들을 상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캔게임’은 안정환, 이을용 동갑내기 절친의 티격태격 케미에 중점을 두고 ‘축구야구말구’는 말로 상대를 압도하는 박찬호, 이영표의 성향을 잡아내려고 한다. 그동안 스포츠 예능이 대결과 훈련 과정에 집중했다면 이 두 프로그램은 스포츠 선수들의 인간미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려고 한다. 단체가 아닌 2인 출연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전문 MC 없이도 스포츠 스타들이 예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사진='뭉쳐야 찬다' '노는 언니' 포스터

‘우리동네 예체능’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스포츠 예능은 JTBC ‘뭉쳐야 찬다’ 이후 다시 붐을 일으켰다. ‘날아라 슛돌이’가 돌아왔었고 스포츠 선수들의 일상을 다룬 E채널 ‘노는 언니’, 스포츠 선수들의 상금 쟁탈전 ‘캐시백’ 등이 주목 받았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본모습과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엄청난 위엄이 확인됐다.

스포츠 예능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대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출연자의 성향을 살려 캐릭터를 만들고 일반인들과 거리를 좁혀 더욱 스포츠가 친숙해지도록 만들고 있다. ‘위캔게임’ 안정환, 이을용의 e스포츠 도전, ‘축구야구말구’ 박찬호, 이영표의 생활 체육 도전까지. 레전드들의 새로운 도전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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