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엔조 마리가 생을 마감했다.

사진=ANSA 통신,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NSA 통신 등은 엔조 마리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88세다.

1932년 밀라노 태생인 마리는 20세기 이탈리아 최고의 산업디자이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60여 년에 걸쳐 알레시, 아르테미데, 자노타 등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인 회사들과 협업하며 가구, 조명, 생활용품부터 건축까지 넘나들었다.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을 고민하고 실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생활용품과 가구를 비롯해 평생 1500개가 넘는 제품을 디자인했다. 이탈리아 디자인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디자이너로 꼽힌다.

또한 누구나 손쉽게 스스로 각종 가구를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 도면을 담은 '아우토프로제타치오네'(Autoprogettazione·셀프 디자인)라는 제목의 책 저자로도 유명하다. 1970년대 발간된 이 책은 이른바 'DIY 가구'를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4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당시 그의 다양한 디자인 생활용품과 시각 디자인 작품을 소개한 '엔조 마리전'이 열리기도 했다.

예술적 가치가 큰 그의 일부 작품은 현재도 이탈리아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박물관 등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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