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이 11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지난 10월 22일 개봉한 '종이꽃'은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이야기를 담았다. 명배우 안성기, 그리고 유진, 김혜성이 케미를 터뜨리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유진이 그의 스크린 복귀작 '종이꽃'에 대해 많은 걸 이야기했다.

'종이꽃'은 장의사 성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의 아들 지혁은 하반신 마비가 돼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은숙은 과거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밝게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만남이 새로운 삶의 시작을 알린다.

“’종이꽃’ 시나리오가 재미있게 잘 읽혔어요. 담고 있는 주제를 표현하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죠.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겁지만 음산하지 않고 코믹하게, 즐겁게 접근했어요. 은숙이란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었죠. 물론 안성기 선배님이 성길 역으로 출연하신다고 해서 ‘종이꽃’ 출연을 결심하기도 했어요.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잖아요. 성길과 노을(장재희)의 케미, 은숙과 지혁(김혜성)의 케미가 독특하면서도 궁합이 잘 맞다고 해야하나. 실제 촬영하면서도 즐거웠어요.”

“은숙이 예상치를 넘는 밝음을 가지고 있어 다들 놀라더라고요. 처음엔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어요. 밝음 수준이 있는데 고훈 감독님께서 더 밝았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픔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연기하려고 했죠. 밝은 은숙을 연기했지만 캐릭터의 아픔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영화 중간에 어두운 부분도 들어가 캐릭터의 극과 극이 잘 드러나니 이해가 잘 됐죠.”

유진이 '종이꽃'에 출연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안성기라고 한 만큼 유진의 기대는 컸다. 안성기와 호흡하면서 유진은 배우로서 가져야할 것들을 또 하나 배워갔다. 여기에 김혜성, 장재희와의 케미도 유진에겐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안성기 선배님은 대선배님이시잖아요. 한마디로 감동이었어요. 왜 대배우인지 알 수밖에 없더라고요. 연기 임하는 태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모두 대단하셨어요. 제가 한참 어린 후배지만 편하게 해주셨어요. 나이가 많고 경력도 많아지면 권위가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런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마치 친한 배우, 또래랑 연기하는 것 같았죠. 그런 성품을 가진 분과 연기해 정말 감동이었어요.”

“혜성이는 처음 봤는데 저한테 ‘누나 누나’하면서 살갑게 다가와 즐겁게 촬영했어요. 워낙에 투닥거리는 신이 많아서 많이 붙어다녔고 혜성이가 몸을 아끼지 않더라고요. 목을 조르는 신도 진짜 목이 빨개질 정도로. 제가 때리는 신도 진짜 때렸어요. 마음껏 때리라고. 미안해하면서도 팍팍 때렸죠.(웃음)”

유진은 기태영과 결혼해 로희, 로린이와 함께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본업이 배우인 만큼 육아와 일 모두 잡을 순 없는 상황이다. 유진은 영화, 드라마 등 바쁘게 활동할 수 있는 건 기태영 덕분이라고 했다. 기태영이 있기에 유진도 있다는 것이다.

“재희는 진짜 은숙 딸 같았어요. 실제로 노을과 마찬가지로 재희가 진짜 밝아요. 연기가 아니라. 촬영장에 있으면 얼마나 깨발랄한 지 몰라요. 붙임성도 좋고 과감성이 있고. 연기하는데 어리다고 주눅 들지도 않고 긴장도 안해요. 촬영장에서 S.E.S. 춤을 연습했다고 보여주기도 하고 중국어 배운다고 중국말도 해줬어요. 정말 사랑스러웠죠.”

“남편 기태영씨와 제가 딜레마를 가지고 있어요. 작품을 같은 시기에 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로희, 로린이의 엄마아빠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누구 한명은 아이를 돌봐야 하조. 좋은 작품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말이에요. 남편이 자기 시간 다 포기하고 육아하고 있어요. 제가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어서 고마워요. 육아가 정말 힘들잖아요. 일하는 게 백배 쉽죠. 지금 저보다 아빠가 힘들 거예요. 정말 미안하죠.”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로드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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