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엑스(f(x)) 크리스탈이 아닌 배우 정수정으로서의 광폭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는 물론,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며 성장형 배우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정수정은 2009년 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크리스탈로 데뷔, 독특한 음악과 독보적인 퍼포먼스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2010년 MBC ‘볼수록 애교만점’을 통해 연기에 입문,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SBS ‘상속자들’,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tvN ‘하백의 신부’ 등 다양한 직업군과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사진=tvN, OCN, 리틀빅픽쳐스

2세대 걸그룹 중 배우로 활동영역을 넓힌 사람이 정수정만은 아니다. 미쓰에이(Miss A) 배수지, 애프터스쿨 유이, 원더걸스 안소희, 카라 강지영, 소녀시대 임윤아-최수영, 걸스데이 혜리-박소진 등이 현재 배우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정수정은 최근들어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이 돋보인다. OCN ‘써치’, 영화 ‘애비규환’이 동시기에 선보인 영향도 있지만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후 배우전문 소속사인 H&ent(에이치엔이엔티)로 둥지를 옮긴 데서도 개인의 의지가 두드러져 보인다.

사진=OCN '써치'

꾸준히 자신만의 필모를 쌓아왔지만, 정수정에게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해 준 작품은 2017년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배역을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단발 헤어 스타일링에 도전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OCN ‘플레이어’에서는 뒷골목의 유명 드라이버이자 걸크러시 매력을 지닌 차아령으로 극중 홍일점 역을 맡았다. 카체이싱을 비롯해 거친 액션 신을 소화했고, 무심한 표정에 정곡을 찌르는 시니컬한 말투로 보는 이들에게 사이다 웃음을 선사했다.

현재 방영 중인 OCN 드라마틱시네마 ‘써치’에서 절도 있는 몸짓과 카리스마 있는 눈빛의 엘리트 군인 손예림으로 변신했다. 첫 군인 역할에도 총을 잡는 자세나 눈빛, 말투, 가지런히 넘겨 묶은 헤어스타일을 소화하며 연기자로서 진가를 증명했다. 12일 개봉하는 영화 ‘애비규환’에서는 5개월 차 임산부 ‘토일’ 역을 맡았다. 임산부 역 도전이라는 난제에도 스타일링부터 자세와 표정, 연기까지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길 예정이다. 특히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임에도 증량까지 감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사진=리틀빅픽쳐스

정수정의 열일 행보는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장시간 걸그룹으로 활동하기는 했지만 다른 멤버들 대비 예능 노출이 많지 않고,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 꾸준히 연기활동을 해온탓에 ‘배우 마스크’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이미지가 우선시되는 연예계에서 배우로 쐐기를 박기에 충분하다. 2세대 걸그룹 출신 배우들이 성공적으로 자신만의 길을 닦아 나가고 있는 가운데 정수정 역시 기세를 몰아 더 많은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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