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이 2일 앞으로 다가왔다. 영화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영화제의 끝은 아쉽지만 그래도 감동을 선물했던 JIFF 상영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맨 앤 치킨

‘미드나잇 인 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맨 앤 치킨’은 이미 지난 4일 개봉해 시네필의 호응을 모으고 있다. 영화는 자신들이 입양됐단 사실을 알게 된 두 형제가 생부를 만나기 위해 외딴 섬으로 향하고, 그 곳에서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코미디를 담았다.

‘더 헌트’로 제65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탔던 매즈 미켈슨이 무식하고 힘만 센 엘리아스 역을 맡아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한다. 우아하고 지적인 연기를 펼쳐왔던 그의 변신은 색다른 관전 포인트다.

 

클랜

이탈리아 푸치오 가족의 범죄 실화를 다룬 ‘클랜’은 겉보기에 평범한 가족의 양면성을 낱낱이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낮엔 이웃의 신임을 받는 가족이지만 밤엔 무시무시한 범죄 집단으로 변한다. 일반적인 범죄영화가 범죄자를 추적하는 과정을 다룬다면, ‘클랜’은 범죄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15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쟁쟁한 경쟁작 ‘대니쉬 걸’ ‘아노말리사’를 물리치고 감독상을 받은 ‘클랜’은 사건을 자극적으로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며 신뢰가 무너지는 가족의 모습까지 교묘히 엮어 극의 재미를 더한다. 12일 개봉.

 

얼굴도둑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페스트’ 섹션에서 소개된 마티유 카소비츠 주연의 ‘얼굴도둑’은 자기가 낯설게 느껴지거나 자기로부터 분리, 소외된 느낌을 경험하는 이인성 장애를 소재로 한 흥미로운 이야기다.

특히 ‘아멜리에’(2001)에서 아멜리에(오드리 토투)의 사랑을 받는 남자 니노로 출연했던 주인공 마티유 카소비츠는 이번 작품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기해 기대를 모은다. 프랑스 개봉 당시 독창적인 시나리오와 배우의 열연으로 호평 받았던 ‘얼굴도둑’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몽루아

올해 세자르영화제 6개 부문 후보에 빛나는 ‘몽루아’가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스펙트럼’ 섹션에서 관객과 만났다. 영화는 사랑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 제69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누엘 베르코의 연기와 마이웬 감독 특유의 여성적 연출력이 감동을 배가한다.

스키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당한 토니(엠마누엘 베르코)가 상처를 치료할수록 조르조(뱅상 카셀)와 사랑의 기억이 떠올라 그녀를 아프게 한다. 영화는 왜 사랑했는지, 그 사람이 누군지에 대한 토니의 고뇌로 흘러가 큰 아련함을 선물한다. 26일 개봉.

 

파두

전주국제영화제 국제 경쟁작으로 선정된 ‘파두’는 배우 골로 에울레의 내한과 GV로 영화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다시 만난 연인 파비안(골로 에울레)과 도로(루이즈 헤이어)가 열정적 사랑을 나누지만 과거와 같은 이유로 다시 찾아오는 위기를 그렸다.

이미 해외 유수 영화제들의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는 성기 노출 등 외설과 예술 논쟁 한 가운데 자리하며 전주영화제 핫 무비로 떠올랐다. 욕망과 질투가 뒤섞인 멜로 ‘파두’는 5월 개봉한다.

 

시선 사이

박찬욱, 정지우, 류승완, 김태용, 방은진, 이현승 감독 등 국내 최고의 감독들이 의기투합해 완성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선 시리즈’는 제작될 때마다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프로젝트다.

지난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 받아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 초청된 ‘시선 사이’는 ‘여고괴담 4: 목소리’ 최익환 감독, ‘러시안 소설’ ‘조류인간’ 신연식 감독, ‘꿈보다 해몽’ 이광국 감독이 옴니버스로 각각 개성 있고 탄탄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6월 개봉.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은 ‘야외상영’ 섹션에 공식 초청돼 지난 1일 관객과 처음 만났다. 한국 애니메이션 대표 작가 ‘마리 이야기’ 이성강 감독이 연출하고, ‘사이비’ ‘서울역’의 연상호 감독이 제작으로 협업해 애니메이션 팬들의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용감한 소년 카이가 '눈의 여왕' 하틴의 마법으로 얼어버린 마을을 구하기 위해 사흘 간 떠나는 모험을 그렸다. 흥미진진한 스토리, 시선을 사로잡는 귀여운 캐릭터들은 영화제 관객들 사이에서 ‘오랜만에 찾아온 한국 애니메이션 걸작’ 평을 받고 있다. 8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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