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에서 여자 변호사를 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씨가 변호사들에 의해 고발됐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는 21일 "한화 폭행 사건과 관련해 김씨를 폭행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월 종로의 한 술집에서 열린 B로펌 신입변호사 모임에 참석했다. 신입변호사 중 지인이 있어 중간에 합류한 김 씨는 만취 상태에서 변호사들에게 "너희 아버지, 뭐 하시냐" "지금부터 허리 똑바로 펴고 있어라" 등 막말을 했다. 나중에는 자신을 부축하려는 남자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옆에 있던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사건 다음 날 김씨는 피해 변호사들과 동석했던 변호사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사과했고, 당시 피해 변호사들은 사과를 받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아 그 당시 형사고소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의 변호사 폭행 사건을 21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배당하고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은 사건을 배당받은 직후 오후 4시께 사건 현장인 종로구의 한 술집으로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고 가게 매니저(실장)를 조사했다. 가게 매니저는 "지난 9월 28일 오후 11시께부터 3시간가량 술자리가 있었고, 몇 차례 소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매니저는 "폭행이 일어나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며 "종업원이 폭행을 당하거나 기물이 파손된 피해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찰은 당일에 근무했던 바텐더와 다른 종업원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가게 내부와 건물 바깥 폐쇄회로(CC)TV도 모두 확인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약 두 달이 지난 탓에 당일 녹화 분량은 이미 삭제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 디지털 포렌식(증거분석)을 의뢰해 영상 복구가 가능한지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폭행 피해자로 알려진 변호사 2명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진 = KBS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