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46)이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16일 밤(현지시간)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인간의 폭력성과 욕망을 아름답고도 그로테스크하게 다룬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핫이슈 5개를 정리했다.

 

소설가 한강[사진출처=창비]

하나. 맨부커상은?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적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상은 영국 등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Man Booker Prize)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부문 상으로 나뉘어 수여된다. 인터내셔널 부문에선 번역의 중요성을 고려해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수여한다. 상금 5만 파운드(약 8600만원)를 나눠 갖게 된다.

 

둘. 누구와 경쟁?

한강은 지난 3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 13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 6명의 최종후보에 터키의 노벨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 중국 작가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과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문화대혁명 시기의 지식인 탄압을 폭로해 자국에서 출판 금지를 당한 옌렌커의 작품과 최종 경합을 벌였다.

셋. 수상작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는 2004년 발표해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한 작품이다. 어릴 때 육식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입은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한강은 이 작품을 "인간의 폭력성과 인간이 과연 완전히 결백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 작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해외에서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유력 일간지로부터 "한국 현대문학 중 가장 특별한 경험" "감성적 문체에 숨이 막힌다" "미국 문단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등의 호평을 받았다. 맨부커상 심사위원장 보이드 턴킨은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넷.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는?

이 책을 번역해 해외에 처음 소개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29)도 한강과 함께 맨부커상 공동 수상자의 영예를 안았다. 스미스는 문학적 뉘앙스를 잘 살린 수준 높은 번역으로 이번 수상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식주의자'를 읽고 매료된 그가 번역본 일부를 영국 유명 출판사 포르토벨로에 보내 출간이 이뤄지면서 영국을 비롯한 해외에 한강의 이름을 알렸다.

 

다섯. 한강은 누구?

한강은 1970년 전남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선정되며 등단했다. 2005년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 역사상 처음으로 70년대생 작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2010년에는 동리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심 어린 문체와 비극성을 띤 작품세계, 차원 높은 상징성으로 ‘차세대 한국문학 기수’로 지목받아 왔다. ‘소년이 온다’ '여수의 사랑' ‘붉은꽃 이야기’ ‘희랍어 시간’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서랍에 저넉을 넣어두었다' 등을 출간했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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