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걸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커뮤니티 등에서 소소하게 화제를 모았던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어느새 음원차트로, 음악방송으로, 또 예능프로그램과 광고까지 퍼져나가며 역주행 신화를 차례로 써내려가고 있다.

사진=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롤린' 역주행의 불씨는 유튜브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보드 차트 1위'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위문공연에서 국군 장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은 지난 2017년 발매 당시 대중들에게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던 '불후의 명곡' 중 하나였다.

이 가운데 가수들의 무대 영상 댓글 모음을 전문으로 업로드 하는 유튜브 채널 '비디터'에서 지난달 24일 '롤린'의 댓글모음 영상을 게재하면서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영상에는 브레이브걸스가 '군통령'으로 활동하던 당시 군 복무를 했던 이들의 응원 댓글이 쏟아졌고, 급기야 "은혜를 갚겠다"며 '롤린'의 역주행을 독려하는 이들도 속속 등장했다.

특히 해당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과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타자 당사자인 브레이브걸스 멤버들 역시 쏟아지는 관심에 "또 다른 시작을 기약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롤린'은 마치 기적처럼 음원차트에 차트인을 하는가 하면,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급기야 아이유, 방탄소년단 등 쟁쟁한 '음원강자' 아티스트들을 제치고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롤린'이 화제의 중심에 서자 자연스럽게 브레이브걸스를 향한 러브콜도 사방에서 쏟아졌다. 이미 발매된지 4년이 지난 곡임에도 불구하고 음악방송에 재소환 돼 무대를 꾸미게 됐고, 각종 라디오와 함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SBS '런닝맨',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화제의 예능에서도 발빠르게 브레이브걸스 섭외에 나섰다.

'기적'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4일 SBS '인기가요'에서 '롤린'으로 데뷔 첫 음악방송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던 브레이브걸스는 SBS MTV '더쇼', MBC 에브리원 '쇼! 챔피언', Mnet '엠카운트다운', KBS2 '뮤직뱅크' 등 각종 음악방송을 휩쓸며 '6관왕'의 쾌거를 이뤘다. 더불어 파우게임즈 '킹덤 : 전쟁의 불씨' 홍보 모델로 발탁되며 명실상부 대세 아이돌로서의 행보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지난 2011년 브레이브걸스 결성 후 10년, 현재 멤버로 재편해 새롭게 출발했던 2016년 이후 5년간 이루지 못했던 목표를 유튜브 영상 하나만으로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기간동안 이루어 낸 것이다. 현재 댓글모음 영상은 조회수 1200만뷰를 넘어가며 변함없이 뜨거운 관심을 이어가는 중이다.

브레이브걸스의 이같은 역주행 신화가 수많은 대중들의 마음을 울린 데에는 이들이 짧지 않은 시간동안 물밑에서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는 점이다. 데뷔후 대중적인 인기를 크게 얻지 못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심혈을 기울여 앨범을 내는가 하면, 매 위문공연마다 진심으로 무대를 즐기는 멤버들의 모습은 오로지 댓글모음 영상만으로 이들을 처음 접한 이들까지도 스며들게 만들었다.

실제 브레이브걸스는 지난해 8월 발매한 '운전만해 (We Ride)'도 큰 성과를 얻지 못하자 멤버 대다수가 해체를 결심하고 다른 직종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을 정도로 벼랑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멤버 유정과 유나는 숙소에서 짐을 뺀 데 이어 소속사 대표와 면담을 결심한 상태였다고. 이는 불과 '댓글모음' 영상이 올라오기 하루 전의 일이었다.

이같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이야기에 위로와 희망을 얻었다는 이들도 쏟아졌다. 코로나19 시국까지 겹쳐지면서 취업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말 그대로 '전화위복'을 실현시킨 브레이브걸스의 사연은 동변상련과 더불어 자신도 해낼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 준 셈이다.

브레이브걸스는 '유퀴즈' 출연 당시 "해오던 걸 그만둘 용기도 다른 걸 새로 시작할 용기도 안 나더라"면서 "그런데 이렇게 존버는 승리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기다긴 기다림 끝에 비로소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브레이브걸스가 앞으로 써 내려갈 '역주행 신화'의 그 뒷 이야기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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