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 시즌을 맞은 뮤지컬 '블루레인'이 추리력을 자극하는 미스터리극을 선보이고 있다. 흡인력 있는 이야기 전개가 무엇보다 돋보인다.

'블루레인'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작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살해당한 아버지 존 루키페르, 용의자로 지목된 아들 테오, 그를 변호하는 둘째 아들 루크의 이야기를 그린다.

잘 짜여진 구성이 미스터리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붙든다. 각 인물들의 시각에서 사건이 재구성되고 서로를 향한 의심이 오간다. 테오가 정말 범인인지, 혹은 루크나 사일러스, 엠마, 헤이든 중 진범이 있는건지 추리력을 자극한다.

인간에 내재된 선과 악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쉽고도 진지하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몰입도를 높인다. 작품은 "누구에게 먹이를 주는가에 달렸다"는 말로 이를 풀어낸다. 결국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 무책임한 말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그만한 정답도 없는 듯하다. 살해 당한 존이 좋은 아버지가 아니라는 점,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이 겪어온 고통을 생각하면 주제는 더욱 와닿는다. '악인을 처단하는 것도 악일까' 하는 논쟁거리도 더한다.

인물들의 대사가 많고 사건과 이야기 자체에 집중한 작품이다. 때문에 무대는 단출하다. 의자를 비롯한 몇가지 소품이 전부다. 그럼에도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의 활용, 의자를 활용한 배우들의 안무가 돋보인다. 

극 분위기에 어울리는 강렬하고도 서정적인 멜로디의 넘버들이 이어진다. 연기력에서는 루크 역 윤형렬, 테오 역 김산호, 존 루키페르 역 최민철 등이 확실히 무게감이 있지만 노래에서는 의외로 사일러스 역 이진우가 눈에 띈다. 이제 막 세 편 남짓 작품을 소화한 신예의 파워풀한 가창력이 후반부 텐션을 높이는데 한 몫을 담당한다.

한편 '블루레인'은 오는 6월6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된다. 루크 역 테이, 윤형렬, 양지원, 테오 역 김산호, 임강성, 임정모, 존 루키페르 역 최민철, 박시원, 최수형, 사일러스 역 김태오, 조환지, 이진우, 박준형 등이 출연한다.

사진=씨워너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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