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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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공개한 디지털 싱글 'Butter'는 진입 첫주 '핫100'(6월 5일자) 차트에서 1위로 직행한 뒤 최신 차트(6월 26일자)까지 1위를 꿰차며 4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핫100’은 스트리밍 횟수와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의 지표를 합산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내는 차트다.

방탄소년단의 '핫 100' 1위 기록은 통산 9번째다. 지난해 8월 발매한 'Dynamite'(3회)로 한국 가수 최초 '핫 100' 1위라는 역사를 쓴 이래 피처링에 참여한 'Savage Love' 리믹스 버전(1회), 앨범 'BE' 타이틀곡 'Life Goes On'(1회) 그리고 'Butter'(4회)까지 총 9회 '핫100' 1위를 차지했다. 'Dynamite' 기록(3회)을 자체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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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er'는 진입 첫주 1위로 직행한 역대 54곡 중 4주 이상 연속 1위를 한 13번째 곡이다. 그룹으로서는 1998년 미국 록밴드 에어로스미스 이후 최초이자 21세기 들어 그룹 최초다. 또한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1963년작 '스키야키'(3주)를 제치고 아시아 가수의 곡으로는 최초로 ‘핫100’ 4주 1위를 한 곡으로 기록됐다.

방탄소년단의 기록 제조는 여러모로 흥미롭고 유의미하다. K-팝이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영향력을 떨쳐왔으나 팝의 본고장인 미국을 공략하는데 한계를 보였던 현실에 파열음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한 두가지가 아닐 터다.

보컬(진 지민 뷔 정국)-랩(RM 제이홉 슈가)-퍼포먼스에서 완성형에 이른 일곱 멤버의 빛나는 개성과 꽉짜인 호흡,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바이브를 녹여낸 주류 팝음악(다이나마이트·버터) 구사, 빠른 비트뿐만 아니라 감미로운 발라드(봄날·전하지 못한 진심·소우주·매직숍), 한국적 선율의 곡들(아이돌·아이니드유·대취타)을 전방위에 포진한 음악 용병술을 빼놓을 수 없다. 작곡, 작사, 안무에 이르기까지 '국적' 역시 가볍게 허물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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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언론이나 특정 팬층에 기대지 않은 마케팅 툴도 획기적이다. 신인 때부터 기성 미디어의 지원 사격을 받아 성장하는 대신 SNS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며 국내외 팬들과 직접 소통했다.

자체 리얼리티 예능 ‘달려라 방탄’을 송출함으로써 신문·인터넷매체 인터뷰나 방송사 예능 출연으로 인한 이미지 소비를 차단했다. 신세진 것이 없기에 언론과 거리두기, 긴장감이 늘 유지됐다. 현재 방탄소년단이 이루는 성과에 국내 언론보다 해외 언론이 더 열광하는 이유도 이런 데서 파생한다.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전하는 이들의 메시지다. 자극과 선동이 난무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자신에 대한 사랑, 자존감, 미래의 희망을 건져올린 이들의 목소리에 세대와 성별, 지역과 인종을 초월해 리스너들이 공명했다. 아미(ARMY)로 불리는 팬덤은 방탄소년단과 함께 8년의 시간 속에서 피땀눈물을 공유하며 성장했고, 현시기에 이르러 가공할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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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이번 ‘핫100’ 차트 집계 기간에 새롭게 판매량이 반영될 ‘Butter’ 리믹스 버전 추가 출시가 없었는데도 압도적 음원 판매량이 유지됐다. 이들의 팬덤이 그만큼 크고 강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힘입어 '버터'는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도 4주째 1위를 지켰다.

이에 멤버들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4주 연속 빌보드 1위라니 아미 여러분 너무너무너무너무 감사합니다"라고 감격을 전했다. 이렇게 방탄소년단의 음악 그리고 팬덤은 음반업계를 훌쩍 뛰어넘어 글로벌 대중문화계에서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의 모델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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