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1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에서 가장 앞서는 나라이지만, 수소차에서는 한국, 하이브리드에서는 일본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최고급차, 디자인 능력, 최첨단기술 등 전통적인 이미지 6개에서 단연 뛰어난 나라로 인식됐지만, 미래형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이들 국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은 대부분 측면에서 한국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고 3위 이하에 머물렀으나,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가장 핫한 아이템 2개에서 1위에 올랐다. 테슬라 같은 미래차 분야 초일류 기업의 힘이며, 현재의 경쟁력보다는 미래 역량에 더 큰 인정을 받고 있다. 

한국은 수소차 외에도 싸고 좋은 차(51%), 철강·전자 등 관계산업 고루 발달(38%) 항목에서도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에서는 2위, 자율주행에서는 3위(2위는 독일)였다. 이밖에 ‘디자인 능력’ ‘최첨단 기술’ ‘우수한 성능’에서도 독일에 이어 2위에 랭크돼 국내 소비자가 보는 한국은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 강국이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잔고장 없는 차’ 측면에서 독일에 이어 2위(23%)를 유지했다. ‘싸고 좋은 차’에서도 2위(11%)지만 선두 한국(51%)의 5분에 1에 그쳐 과거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 특히 최첨단기술 등 대부분 측면에서 하락하는 추세로 자동차 강국 이미지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자료=컨슈머인사이트 제공

독일은 지난해 기준 12개 이미지 측면 중 절반인 6개 측면을 석권했다. 최고급차 70% 우수한 성능 64%,  최첨단 기술 52%, 안전한 차 51%로 4개 측면에서 과반수가 가장 뛰어난 나라로 지목했다. 특히 디자인 능력(44%), 잔고장 없는 차(40%)에서도 가장 앞섰다. ‘최고급차’와 ‘최첨단기술’ 측면에서 독일에 이어 2위인 한국이 각각 7%, 17%를 얻었고, 3위인 미국은 각각 6%, 14%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한국 소비자에게 독일차 이미지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미래형 자동차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자율주행 관련 측면에서는 달랐다. 수소차는 한국(46%), 하이브리드차는 일본(28%)이 가장 앞서가는 나라로 평가됐다. 최근 주목받는 자율주행과 전기차에서는 미국(각각 44%, 32%)이 1위였다.

이외에도 볼보 브랜드로 대표되는 스웨덴은 안전한 차 2위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등은 비교 국가 리스트에 포함됐으나, 거의 대부분 측면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영국이 최고급차 항목에서 4위, 프랑스가 디자인 능력 항목에서 공동 3위로 상위권에 속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국가에 대해 국내 소비자가 갖는 이미지는 세계 소비자의 보편적 인식이나 실제 자동차 제품 경쟁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라며 “한국이 세계적인 자동차산업 강국이라는 소비자의 판단은 국내시장을 지키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동차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격변기인 시점에서 내연기관 시장은 급격히 감소할 것이고 그 감소분은 신개념, 신기술, 신소재, 신동력 등 혁신적인 신제품과 신기업이 메우게 될 것”이라며 “어떤 자동차 제작사도 안전하지 않고, 어떤 소비자도 과거처럼 헌신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이미지가 도움이 되겠지만 상당한 경쟁력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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